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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연립주택 몸값 높아진다

아파트 사기엔 가격 부담 커지자

저평가된 단독·연립으로 눈돌려

올 2~4% 오르며 10년래 최고치

개성있는 공간 원하는 3040세대

골목상권따라 주거수요 몰리기도





# 수년째 내집 마련을 위해 고심하던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단독주택을 알아봤다. 직장 근처인 마포에 살고 싶지만 아파트를 매입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서다. 그러던 중 중개업소에서 소개받은 매매가 10억· 3층짜리 단독주택을 구입했다. 아현역 도보 2분 거리에 방이 다섯 개인 이 집에서 살기로 김 모씨는 결정을 내리고 계약까지 마쳤다.

단독·연립주택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단독·연립주택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고급 단독주택 단지는 아파트값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1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단독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0.76%로 전달(0.55%) 대비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계 상승률은 4.08%로 2008년 10.98%를 기록한 이후 10년래 최고치다.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도 지난달 0.40% 치솟았다. 전달 상승률(0.33%)에 비해 더 올랐다. 연립주택의 올해 9월까지 누계 상승률은 2.37%로 역시 10년래 최고치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눠보면 지난달 단독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이 1.3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도심권(종로·중구·용산)이 1.05%, 서남권(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 0.76%,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 강동·도봉·노원) 0.59%,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 0.58% 등의 순이었다. 서울 연립주택은 서북권(0.59%), 동북권(0.46%), 도심권(0.38%), 동남권(0.37%), 서남권(0.25%) 순이었다.



거래량도 늘고 있다. 지난달 서울 단독주택 거래동향 지수는 50.9로 2개월 연속 상승세다. 연립주택 거래동향 지수는 48.2로 3개월 연속 상승세다. 거래동향 지수는 한국감정원 조사자를 대상으로 거래빈도를 점수화한 수치로 200에 가까울수록 거래가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단독·연립주택으로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소규모 시행사들이 상대적으로 적게 오른 단독·연립주택을 매입해서 재건축·리모델링 하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면서 “최근 아파트값은 가격이 너무 올라 부담감 때문에 못 사게 되면서 실수요자들도 단독·연립 주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단독·연립 주택도 양도소득세 중과, 재초환 대상이 되는 등 아파트와 비슷한 규제를 받는다”면서도 “다만 시세 대비 공시가격 반영률이 50%도 안되기 때문에 아파트 대비 보유세 부담이 덜한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개성 있는 주거 공간을 원하는 3040 세대 수요자들이 획일화 된 아파트 구조를 벗어나 단독주택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인기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 상수동, 익선동 등 골목상권이 형성된 곳의 단독주택 가치가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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