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출입기록을 조회해줘 성구매자들을 떨게 한 ‘유흥탐정’이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5일 경기도 모처에서 유흥탐정 사이트를 운영하며 돈을 받고 성매매업소 출입내역을 제공한 A(36)씨를 검거해 개인정보를 불법 거래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 등)로 체포했다고 17일 밝혔다.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유흥탐정을 사칭하고 나선 유사범행이 잇따르고 있어, 경찰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A씨는 인터넷에서 입수한 DB(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IT계열 회사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예상됐던 것과 달리 전현직 유흥업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이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범행에 손을 댔다는 점이 이목을 끈다. A씨는 지난 8월께부터 약 2주간 ‘유흥탐정’ 사이트를 개설해놓고 “돈을 지불하고 휴대전화 번호를 남겨놓으면, 번호 주인이 성매매업소를 출입한 기록이 있는지 확인해주겠다”고 홍보했다. A씨는 의뢰 1건당 1~5만원을 받고 ‘골든벨’ 앱(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업소 이용기록을 조회한 다음, 의뢰자에게 이를 알려줬다.
이같은 방식으로 A씨는 불과 10여일 동안 약 800명의 의뢰를 받아 3,000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현재 텔레그램 등에서 홍보하고 있는 유사 사이트와는 관계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15일에는 유흥탐정의 ‘전화번호부’가 되어준 골든벨 앱을 판매한 일당이 붙잡히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성매매업소 이용자와 단속 경찰관의 휴대폰 번호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성매매업소 운영자들에게 판매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및 성매매처벌법 위반)로 업체 운영자와 인출책을 구속하는 등 총 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매수자와 성매매 단속 경찰의 전화번호 1,800만개를 텔레그램 등을 통해 수집해 판매했고 전국 성매매업소 2,300여곳은 이를 모객과 경찰 단속 회피에 사용했다. 유흥탐정도 이들의 고객 중 하나였다.
경찰은 “유사 범행에 대해 추적 수사 중”이라며 “A씨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내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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