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해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회담하는 자리에서 일본에 판다를 대여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8일 전했다.
아베 총리는 오는 25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 현직 총리가 국제회의 참석을 겸한 것이 아닌 중국 방문은 2011년 민주당 정권이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당시 총리 이후 7년 만이다.
지금까지 실무급 협의에서 중국 측도 일본에 판다를 추가 대여하는 데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와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구체적인 대여 일정과 숫자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이런 역사적인 방중 기회에 판다 대여를 요청하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일본에 대한 중국의 판다 대여는 양국 관계 개선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실제 1972년 중일 국교정상화를 할 때도 중국은 일본에 판다를 대여한 바 있다. 중국 정부도 쓰촨(四川)성 등 중국 일부 지역에서 서식하는 판다를 중요한 외교 도구로 활용한다.
일본 국민의 판다 사랑은 상당하다. 실제 지난해 6월 도쿄 우에노(上野)동물원에서 탄생한 ‘샨샨’(香香) 덕에 판다 ‘열풍’까지 불었을 정도다. 일본은 샨샨의 부모인 리리와 신신을 2011년 95만달러(약 10억2,000만원)를 주고 중국에서 빌렸으며, 지난해 일본에서 태어난 샨샨 역시 소유권은 중국 측에 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와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판다 대여 문제를 합의하고, 내년으로 추진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일 시에 판다를 인도받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고베(神戶)나 센다이(仙台) 동물원에 이들 판다를 배정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벌써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판다 대여에 긍정적인 것은 시진핑 지도부가 일본과의 관계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성문인턴기자 smlee9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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