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마포구에서 택배 기사가 지적장애로 보이는 동료 기사를 폭행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유포됐다. 이에 가해자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해명 글을 게재했다.
19일 새벽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공덕오거리 폭력 OO택배 기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누리꾼 A씨는 “저는 동영상 속 인물입니다.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라며 “우선 어떠한 사정이 있어도 이러한 일을 해서는 안 됐었다. 저로 인해 많이 화가 나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다시 한번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우선 동영상 속에 저한테 맞은 인물은 제 친형이다. 제 가족은 총 3명이다. 어릴 적 뇌병변으로 언어장애와 지적장애를 앓고 오른쪽 마비로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환각과 환청 장애를 가지고 있는 형 이렇게 세 명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환청 장애와 환각을 보는 형은 혼자 집에 있게 되면 환각, 환시, 환청 등의 이유로 위험한 일들이 일어날 상황이 많았다. 형을 혼자 둘 수 없어 같이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도 제 형이 안타까워서 힘들고 측은하기도 하지만 저도 인간인지라 가끔 너무 화가 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관련기사
A씨는 “엘리베이터에 어느 여성 분이 탔다. 근데 형이 혼잣말을 하고 웃고 하는 거다. 이러면 보통 너무 무서워 하시지 않나. 설명을 해주고 싶은데 설명도 못하고”라며 “거기다가 물건을 알려주는 대로 안 하고 몇 번을 말해도 못하니까 순간 너무나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다. 참아야 하고 더 감싸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 제가 그랬다”고 고백했다.
앞서 19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8일 오후 4시께 서울 마포구 공덕역 부근에서 CJ대한통운 유니폼을 입은 택배기사 A(30) 씨가 동료로 보이는 사람을 폭행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동영상 속 택배 트럭 번호 등을 토대로 피의자와 피해자를 밝혀냈다.
이들과 가까운 한 친척은 경찰에 “형제의 아버지는 사망했고 어머니도 장애가 있으셔서 동생이 가계를 책임지는 상황”이라며 “형의 이상 행동에 감정이 쌓인 동생이 사건 당일 폭발해 폭행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한기자 ljh3603@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