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동안 써온 일기를 책으로 펴낸 97세 할머니가 북콘서트를 연다.
화제의 주인공은 강원 양양군 서면 송천리 시골 마을에 사는 이옥남(97·사진) 할머니다.
이 할머니는 오는 22일 양양읍의 한 작은 서점인 대아서점에서 북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이번 북콘서트는 서점의 날을 기념해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전국 25개 서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어디가書(서) 동네서점 가書(서)’ 이벤트의 하나로 마련됐다.
이 할머니는 이날 손자이자 양양 상평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탁동철 교사가 사회를 보는 북콘서트에 출연해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1922년 양양군 서면 갈천리에서 태어나 17세에 송천리로 시집온 이 할머니는 어깨너머로 배운 한글로 쉰다섯 살부터 연습 삼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시장에서 도라지와 더덕 등 산나물을 팔아 산 공책에 서툰 글씨로 일기를 쓴 지 무려 30년. 이 일기를 모아 탁 교사가 ‘깨모도 못붓고 뻐꾹새 울 뻔했네’라는 제목의 문집을 냈고 북 펀딩을 추천받은 이 문집은 지난 8월 151편의 일기를 다시 엮은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책으로 태어났다. 17일 동안 진행된 북펀딩에는 568명의 독자가 힘을 보탰다.
할머니의 글은 맞춤법이 일부 틀리고 사투리도 곳곳에 섞여 있어 독자들이 한 번에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 할머니의 글에는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 곱게 간직한 순수함이 그대로 묻어 있어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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