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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 환자, 감기약 조심

감기약 속 항히스타민 성분

방광근 수축 방해·요도 조여

평소보다 소변 보기 힘들어져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감기에 걸려 약을 먹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감기약을 먹고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소변을 보기 어려워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상당수의 콧물·가래·종합감기약에 포함된 항히스타민·에페드린 성분이 방광근의 수축을 방해하거나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요도(방광에 저장된 소변을 배출하는 관)를 조이기 때문이다.

68세 남성 K씨도 콧물·기침 증상으로 이틀째 종합감기약을 먹던 중 친구들과의 저녁 모임에서 술을 마신 뒤 아랫배가 심하게 아프고 소변이 나오지 않아 응급실을 찾았다. 의사가 요도를 통해 도뇨관을 방광에 삽입한 뒤에야 1,200㎖의 진한 소변이 배출됐다.

K씨는 전립선이 정상보다 3배 이상 커져 있어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고 우선 약물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평소 소변줄기가 약하고 밤낮으로 소변을 자주 보며 피곤하면 힘을 줘야만 소변이 나오는 증상이 수년간 이어졌지만 늙으면 다 그런 것이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그냥 지내왔다.

전립선은 남성 생식기관 중 하나로 방광의 바로 밑에 위치하며 정액을 생산하는 기능을 한다. 전립선에 염증이 생기거나 비대해지면 전립선의 중앙을 지나는 요도가 압박을 받고 좁아져 소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소변줄기가 가늘어지며 중간에 끊기기도 한다. 소변 후에도 잔뇨감이 있고 방광을 자극해 밤에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 깨는 등 자주 소변을 보고 소변을 참기 힘들어진다. 심한 경우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며 방광·골반에 통증이 생겨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노령인구의 증가와 식생활의 서구화, 건강에 대한 관심도 제고에 따라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는 10년 새 2배가량 증가했다.



전립선비대증은 항문에 직접 손을 넣어 전립선을 만져보고 상태를 검사하는 직장 내 수지 검사와 직장 초음파 검사로 진단한다. 초음파 검사는 전립선의 크기·모양·음영 등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요도 압박이 심한 경우 비대해진 전립선의 일부를 내시경으로 잘라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하반신 마취를 한 뒤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고 레이저 등으로 일부를 제거한다. 수술 후 발기능 저하, 요실금, 성욕감퇴와 같은 부작용이 거의 없다. 수술 후 3일 정도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조희주 을지대 을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환절기나 겨울이 되면 배뇨 증상이 악화하거나 소변이 방광에서 가득 찬 상태로 배출되지 않는 극심한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급증한다”며 “갑자기 떨어진 기온, 음주 후 갑자기 증가하는 소변량이 방광에 무리를 줘 전립선비대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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