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에서 엽총을 난사해 3명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한 귀농인 김모(77)씨가 18일 법정에서 범행을 대부분 인정했다.
그는 이날 대구지법 형사11부(손현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국민참여재판 공판준비기일에 나와 공소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김씨와 국선변호인은 국민참여재판 신청 이유에 대해 “공소사실은 대부분 인정하지만 범행동기 등을 국민에게 설명하기 위해 신청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재판장이 말 할 기회를 주자 “공소장에 나온 사실관계는 대부분 인정한다. 나라를 구하려고 범행했기 때문에 죽은 사람 얼굴도 모른다. 나는 애국자다. 나라에 충성을 다했는데 나라가 망해 총을 쏘게 됐다. 사건 당일 죽었어야 했다”며 횡설수설 했다.
재판부는 김씨 변호인이 증거기록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했다며 공판준비기일을 한 번 더 잡아 달라고 요청해 다음 달 2일 다시 준비기일을 거쳐 참여재판을 열기로 했다.
김씨는 지난 8월 21일 오전 9시 13분 소천면에 사는 임모(48)씨에게 엽총을 쏴 어깨에 상처를 입히고 20여 분 뒤인 9시 33분께 소천면사무소에 들어가 계장 손모(48)씨와 주무관 이모(38)씨를 쏴 숨지게 했다.
그는 4년 전부터 봉화에 귀농해 생활하다 상수도관 설치공사 비용과 수도사용 문제, 화목 보일러 매연 문제 등으로 이웃과 갈등을 겪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을 결심하면서는 총기 사용 허가를 받아 엽총을 구매해 집에서 사격 연습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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