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승태 사법부 시절 재판 고의 지연 의혹을 받는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을 접수 5년 2개월 만인 오는 30일 선고한다. 같은 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최종 결론도 내놓는다.
대법원은 30일 오후2시 대법정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여운택(95)씨 등 4명이 전범기업인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고 19일 밝혔다. 여씨 등 4명은 지난 1941~1943년 옛 일본제철을 통해 반인도적 노역에 강제 동원됐다. 이들은 1997년 일본 오사카지방재판소에 체불임금과 위자료를 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2003년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여씨 등은 2005년 우리 법원에도 소송을 냈지만 1·2심 모두 “일본의 확정판결은 우리나라에서도 인정된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는 대한민국 헌법 가치와 충돌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2013년 다시 치러진 2심은 “원고에게 1억원씩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사건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왔지만 사법부는 5년 이상 이 사건에 대해 결론을 내지 않았다.
같은 날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판단도 14년 만에 다시 내놓는다. 대법원은 이미 2004년 전원합의체를 통해 양심 실현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보다 우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하지만 최근 하급심까지 관련 사건들을 여러 번 무죄로 선고하면서 대법원 판례와 충돌하고 있다. 여기에 헌재까지 올 6월28일 대체복무제가 없는 병역법 5조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이미 기소된 사건에 관한 대법원의 재판단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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