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메일 해킹을 당했다. 메일함에는 이 지사가 지인들과 주고받은 사적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이 지사 측은 다음 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것을 검토 중이다.
21일 이 지사 측에 따르면 이 지사는 지난 9일 그동안 자동 로그인 상태로 사용해 오던 대형 A포털사이트 메일함에 접속을 시도했으나 비밀번호가 변경됐다는 것을 확인됐다. 이 이메일은 이 지사가 10년 넘게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최근에도 자주 사용했다고 이 지사 측은 밝혔다.
최근 여러가지 의혹을 받으며 특정 세력 등의 이 지사 견제 및 음해 또는 탄압 등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이메일 해킹이 누구의 소행인지, 어떤 의도에서 이뤄졌는지, 메일함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지사는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 임시 비밀번호를 부여받아 이 이메일 계정에 접속, 지난 8월 31일 낮 누군가가 접속해 비밀번호를 변경한 것은 물론 이 메일 주소를 이용해 A포털사이트보다 규모가 더 큰 B포털사이트 측에도 이 지사의 이 포털사이트 메일 비밀번호 변경을 시도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해커는 임시 비밀번호를 받기 위해 B포털사이트 측에 이 지사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기재한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이재명 교수’라는 운전면허증을 첨부, 제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포털사이트 측은 해외 인터넷망을 경유해 요청된 비밀번호 변경 시도에 ‘첨부된 신분증이 위조됐을 가능성이 있어 임시 비밀번호를 발급할 수 없다’는 답변을 먼저 해킹당한 A포털사이트 메일로 전송했다.
이 지사는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당일 A포털사이트 고객센터에 신고했다. 며칠 뒤 B포털사이트 쪽에도 해커가 임시 비밀번호를 발급받기 위해 당시 첨부했던 위조 신분증 사진, 처음 해킹을 시도한 IP주소, 해당 해커가 같은 IP로 활동한 내역 등을 요청했다.
이에 A포털사이트 측에서는 이 지사 측에 “해킹 과정을 잘 모르겠다”며 수사기관 사이버수사대 등에 수사 의뢰하도록 요청했다. B포털사이트 측은 제출받은 운전면허증의 위조 가능성 등에 따른 임시 비밀번호 미발급 사유 등을 온라인 답변을 통해 지난 19일 이 지사 측에 설명했다.
이 지사 측은 “A포털사이트 메일 해킹 당시 사용한 IP는 ‘서울 한강’ 정도로만 나오는 것으로 미뤄 해커가 이 지역 공용와이파이를 사용한 것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며 내주 중 이메일 해킹에 대한 수사를 수사기관에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 측은 “해킹이 중국 해커들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 지사를 타깃으로 한 의도적인 해킹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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