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의 내진설계율이 19.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내진성능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입수한 ‘서울시 건축물 내진성능 충족 비율’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서울시 내진설계대상 건축물 50만개 중 19.0%(9만 4,520개)만이 내진성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단독주택의 경우 6.2%만이 내진성능을 갖추고 있었다.
1990년 이후 수도권 내륙에서 17차례 지진이 관측됐다. 경주나 포항처럼 규모가 큰 지진이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규모 2.0~3.0의 지진은 자주 발생했다. 1988년 건축법령을 개정하면서 지진을 대비한 내진설계가 도입됐으며, 현재 2층 이상, 연면적 200㎡ 이상인 건축물은 내진성능을 공개해야 한다.
자치구별로는 2종근린생활시설이나 단독주택이 많은 중구(8.8%), 종로구(9.7%), 용산구(10.9%) 등 구도심지역의 내진설계율이 낮고, 서초구(27.0%), 강남구(28.4%), 송파구(25.6%) 등 동남권의 내진설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내진설계율은 5.2%로, 총연장 318.4㎞ 중 내진설계가 되어 있는 곳은 2010년 이후 개통한 3호선 수서역~오금역 구간, 7호선 온수역~부평구청역 구간 등 16.5㎞에 불과했다. 내진 관련 규정이 처음으로 건축법 등에 반영된 것이 1988년이라 1970~80년대에 지어진 지하철은 지진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서울지역 재난안전본부와 재난상황실 32곳 중 11곳도 지진 내진성능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강서구, 동작구, 종로구, 중구, 광진구, 구로구, 영등포구(2곳), 은평구(2곳) 등 11곳이 해당된다.
김 의원은 “서울은 큰 지진이 없어 시민들이 지진에서 안전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고층건물 등이 밀집돼 있어 지진 발생했을 경우 대형인명피해가 예상된다. 평상시 지진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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