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 설정된 해상 완충수역으로의 포사격이 전면 중지된다. 이에 해병대가 연평도와 백령도에 배치된 K-9 자주포 점검과 해당 부대원들의 기량 유지를 위해 ‘장비 순환식 훈련’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의 한 관계자는 23일 “올해까지는 중대급 단위 병력만 순환식으로 헬기로 육지로 빼내 훈련 후 복귀시키도록 했다”면서 “내년부터는 연간 계획된 훈련 기간에 서북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를 중대단위(통상 6문)로 육지로 반출해 사격훈련을 한 후 다시 반입하는 순환식 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획된 훈련 기간에 6문 단위로 K-9 자주포를 육지로 보내 4~5일 훈련하고 다시 서북도서의 원래 위치로 복귀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서북도서의 K-9 자주포는 상륙함(LST)을 이용해 육지로 반출된다. 이때 해당 K-9을 운용하는 병력도 함께 나오게 된다. 일시적으로 K-9자주포가 반출되는 백령도와 연평도 포진지에는 김포 2사단이 운용하는 K-9 자주포를 대체 투입할 계획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반출되는 자리에 2사단 K-9이 대체 투입되기 때문에 전력 공백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백령도와 연평도의 K-9 자주포는 경기 파주의 무건리 사격장에서 점검과 함께 사격 훈련이 이뤄진다. 실사격훈련이 제한되는 대신 해병대는 서북도서에서 K-9 ‘비사격훈련’을 강화할 방침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타격 목표에 대한 정확한 좌표와 화력전 대비계획만 철저히 수립되어 있으면 대비태세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앞으로 서북도서에서 비사격훈련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에 서해 덕적도 이북 해상에서 북측 남포 인근 초도 이남 수역까지 135㎞를 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완충수역)으로 설정했다. 이 구역에서는 다음 달 1일부터 각종 포 실사격과 함정 기동훈련을 할 수 없다. 이 구역을 항해하는 함정의 포구·포신에는 덮개를 씌워야 한다. 북한도 서해안 일대의 해안포 포문을 폐쇄해야 한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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