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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서울경제 클래식 25일 개막] 김혜선 "시드 보장 최고 수확..정확한 장타로 2승 도전"

■ 디펜딩챔피언 김혜선 인터뷰

강풍뚫고 그린 안착한 17번홀 생생

'골프 아이돌' 별명 얻었지만 과분

지난해보다 전장 길어져 쉽지않아

여유 가지고 차분히 경기 임할 것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디펜딩 챔피언 김혜선이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트로피는 남양주 집에 고이고이 모셔두고 있어요. 부상으로 받은 시계도 마찬가지고요.”

지난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데뷔 첫 우승을 이룬 김혜선(21·골든블루). 그는 25~28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서울경제 클래식(총상금 8억원)에 디펜딩 챔피언 타이틀을 달고 출전한다. 생애 처음으로 설레는 경험이다. 23일 프로암 이벤트에 참가한 김혜선은 “핀크스는 짧은 아이언을 굉장히 잘 쳐야 하는 골프장이다. 짧은 아이언의 정교함으로 버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온 핀크스는 코스 전장이 지난해보다 길어져 얘기가 또 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하는 설렘이 정말 큰데 한편으로는 평상심을 잃지 않고 있다. 당연히 대회 2연패 기대가 있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이면 된다는 여유를 가지고 차분하게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2년 차였던 김혜선은 정확히 50번째 출전 대회에서 짜릿한 첫 승을 신고했다. 우승 전까지 상금랭킹 56위였는데 상금 1위 이정은(22·대방건설)을 연장 끝에 2타 차로 누르고 상금 1억2,000만원(올해 우승상금은 1억6,000만원)과 400만원 상당의 손목시계를 거머쥐었다. 16~18번 세 홀 스코어 합산으로 치러진 연장에서 김혜선은 강풍을 뚫고 파-파-파를 지켰다. “우승 확정 순간도 물론 잊을 수 없는 기억이지만 17번홀(파3) 티샷이 그린에 올라갔을 때 기억이 가장 생생해요. 강한 바람 때문에 거리 계산이 힘들어 4번 유틸리티 클럽을 들었다가 고민 끝에 3번으로 바꿔 들고 친 거였거든요.”

지난해 우승으로 얻은 것들을 묻자 김혜선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아주 많다”고 답했다. “가장 큰 건 시드(출전권) 보장이죠. 마음 편히 칠 수 있는 2년이라는 시간을 벌었다는 것보다 더 좋은 게 있을까요. 인기요? 인기는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인기는 없다며 웃어넘겼지만 김혜선은 우승 덕에 눈에 띄는 외모가 더 부각되며 인기를 모았다. ‘골프 아이돌’이라는 별명도 얻었는데 그는 “과분하다. 매우 과분하다”며 또 웃어넘겼다.



올 시즌 성적은 상금 32위. 한국여자오픈 3위 등 톱10 진입은 다섯 번 있었다. 기대보다는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시즌 초 겪은 교통사고 등 불운을 생각하면 안 좋은 성적도 아니다. 김혜선은 올해 첫 대회로 베트남에서 열렸던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 직후 현지에서 사고를 당했다. 택시로 이동하다 신호를 어기고 좌회전하는 차량에 부딪힌 것. 김혜선은 “엄마가 앉아계시던 쪽을 받는 바람에 엄마가 좀 많이 다치셨다”며 안타까워했다. 김혜선의 어머니는 그때 당한 사고로 아직도 다리를 절면서도 딸의 경기를 묵묵히 쫓아다닌다. 김혜선도 사고 충격으로 시즌 계획이 어그러지고 말았다.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디펜딩 챔피언 김혜선이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출발부터 불운이 따랐지만 그래도 김혜선은 지난 시즌보다 안정된 샷 감각으로 두 번째 우승의 문을 꾸준하게 두드리고 있다. 허석호 코치의 추천으로 만난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정확한 장타’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올 시즌 김아림(23·SBI저축은행)의 첫 우승을 함께한 트레이너다. 김혜선은 “근력운동 위주로 전신운동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며 “250~260야드를 보내려면 세게 쳐야만 했는데 올해는 편하게 쳐도 그 거리가 나간다. 타구가 묵직하게 날아간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평균 249야드로 드라이버 샷 거리 13위, 페어웨이 안착률 18위(76.9%)에 올라 있다.

“스윙에서 타이밍이 좀 깨진 게 있었는데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와요. 여유를 가지고 멀리, 넓게 보고 뛰려고요. 아, 꾸준하고 정정당당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지켜봐주세요.”
/서귀포=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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