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KBS 2TV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 출연 이후로 4년 만이다. 사생활 논란으로 의도치 않았던 오랜 공백을 가졌던 그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시간이 멈추는 그때’를 통해 내면적 성숙을 녹여낸 연기로 대중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23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KBS W 수목드라마 ‘시간이 멈추는 그때’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곽봉철 PD, 김현중, 안지현, 인교진, 임하룡, 주석태가 참석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시간을 멈추는 능력자인 준우(김현중 분)가 무늬만 갑인 건물주 김선아(안지현 분)를 만나 점차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특히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KBS W 채널에서 처음 편성하는 드라마로, KBS W의 첫 드라마 도전이 바로 성공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곽봉철 PD는 ‘시간이 멈추는 그때’의 판타지적 요소에 공감을 부를 만한 일상이 가미되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판타지에 필요한 시각적 요소가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상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특히 선화 건물에 사는 세입자들의 에피소드에 주목해달라”고 전했다.
김현중은 “가장 동양적인 것이 트렌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판타지 드라마를 선택하게 된 것도 있다”면서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는 평이 많다. 사실 KBS W가 일반인분들에겐 생소한 채널이지 않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김현중은 ‘시간이 멈추는 그때’로 4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다. 그는 그동안 전 여자친구인 A씨와 폭행 및 유산, 사기 및 명예훼손 혐의를 두고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1심과 2심에서 연이어 법정은 김현중의 손을 들어줬지만, 그는 지난해 3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또 김현중과 전 여자친구 A씨의 친자 확인 검사 결과, A씨의 아이는 김현중의 친자가 맞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4년 동안 식을 줄 모르던 논란의 정점에 있던 김현중은 시간을 멈추는 능력자 문준우 역을 맡게 됐다. 자신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 문준우는 나이도, 태생도 불문인 인물이다. 김현중이 판타지의 중심인 미스테리한 인물 문준우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인식한 듯 “지난 4년 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렸던 것 같다. 어떤 말로도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할 지 모르겠다. 연기와 음악으로 보답한다고 말하기 보다는 이제 살아가면서 사람다운 모습으로 보답해드리겠다”는 말로 입을 뗐다.
이어 미혼부가 된 김현중의 로맨스가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에 “시청자분들께서 어떤 생각을 하고 이 드라마를 봐주실 지는 모르겠지만 깊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문준우를 연기할 때 어떤 요소가 가장 중요할 지만 생각했다. 판단은 시청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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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은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아직 아이는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상황이 그렇기 때문에 뭐가 맞는지 솔직히 모르겠다. 어찌 됐든 제 위치에서는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말을 아끼고 싶다”고 얘기했다.
김현중은 송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2015년 5월에 입대해 지난해 2월에 전역했다. 공백기의 반 이상을 군인으로 지낸 만큼, 그는 남다른 복귀 소감을 전했다. 그는 “그만큼 각오도 많이 하고 나왔고, 최대한 솔직한 얘기를 드리려고 나왔다. 군대에서의 2년은 굉장히 힘든 시기였다. 군인이라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군 생활 내내 힘든 것은 아니었고, 적응을 하다 보니 괜찮았다. 또 외부와도 단절이 되지 않나. 그래서 저만의 시간을 쌓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대를 전역하고 왔는데 다짐하고 나온 세상과는 또 달랐다.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하니 많이 놀라기도 했다. 군대 전역을 하고도 사건, 사고들이 있었고 다시 또 외로웠던 시간을 보냈다. 밖에도 잘 안 나가고 ‘내가 정말 실패한 삶일까’란 고민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는 4년간의 비난 여론으로 힘들었을 때 주변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혼자 고민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드라마와 음악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 미래가 없을 수도 있으니 오늘 하루만 보자는 생각으로 즐겁게 살고 있다”고 얘기했다.
제작발표회 끝까지 김현중은 자신을 믿어준 KBS W와 스태프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시간이 멈추는 그때’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연기력으로 나의 롤을 견고히 만들 것이란 기대감은 없다. 이 작품 하나로 모든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애초에 주연을 맡기 위해 도전한 드라마도 아니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과거 연기했을 적과 같은 대사를 하더라도, 마음 속의 얘기를 어떻게 하고 싶구나 정도만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얼마나 내면적으로 성숙했는지 봐달라”고 시청자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KBS W 새 수목드라마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오는 24일 오후 11시에 첫 방송된다.
/심언경 인턴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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