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을 맞으면 2주 뒤쯤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기는데 면역력 유지기간이 평균 6개월(3~12개월)에 그친다. 우리나라의 독감 유행 시기는 통상 12월부터다. 백신의 항체 생성기간, 면역력 유지기간 등을 고려할 때 10~11월이 예방접종의 적기다. 아직 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
독감 백신은 건강한 성인에서 70~90%, 노인에서 20~50% 정도의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방 효과가 떨어지더라도 입원 치료 비율과 합병증에 따른 사망 위험을 낮춰준다.
올해 정부가 지원하는 독감백신 무료접종 대상은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2006년 1월~2018년 8월생) 563만명과 만 65세 이상(1953년생까지) 노인 753만명.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는 무료접종 대상이 아니다.
처음으로 독감 백신을 맞는 생후 6개월 이상 어린이는 적절한 면역 획득을 위해 독감 유행이 시작되는 12월 이전에 동네 병·의원 등 지정의료기관에서 4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2회 연속 접종해야 한다. 과거 독감 예방접종을 한 번만 맞은 아이는 이번에 두 번째 접종을 한다. 독감 유행기간에 생후 6개월이 되는 아기는 내년 4월까지 2회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최초 2회 연속 백신 예방접종을 받은 적이 있다면 한 차례만 맞으면 된다.
노인의 경우 다음달 15일까지 지정의료기관에서, 그 이후에는 보건소에서 보유 백신이 소진될 때까지 무료접종을 받을 수 있다.
독감 고위험군에 속하지만 무료 접종 대상이 아닌 당뇨병 환자, 만성 폐·간·콩팥·심혈관질환자, 암환자 등 면역력이 떨어진 64세 이하 연령층과 임신 중인 여성이라면 유료 접종을 받는 게 좋다. 독감에 쉽게 걸리고 심하게 앓아 입원하거나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한 경우 예방접종 시기는 임신 주수와 상관이 없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8명 중 1명이 당뇨병을, 노인 10명 중 9명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독감 고위험군과 함께 지내는 가족 등도 같이 맞을 필요가 있다.
무료 접종 백신은 독감 바이러스 중 A형 2종(H1N1형·H3N2형)과 B형 1종(올해는 빅토리아형)에 의한 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 3가 백신이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은 4가 독감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나머지 B형 바이러스 1종(올해는 야마가타형)에 의한 독감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유료 접종만 받을 수 있다. 국내 4가 백신 시장은 녹십자·GSK·SK케미칼이 3파전을 벌여왔는데 지난해 사노피파스퇴르가 가세했다.
4가 독감 백신이 얼마나 시장을 확대할지도 관심사다. 4가 백신은 GC녹십자·SK바이오사이언스·LG화학·동아에스티·보령바이오파마·일양약품·한국백신과 GSK·사노피파스퇴르 등이 내놓았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가출하승인을 신청한 독감백신 2,200만도스(1회 접종분) 중 3가 백신은 1,000만도스로 전년보다 200만도스 감소한 반면 4가 백신은 1,200만도스로 30만도스 늘어났다. 공급량에서 처음으로 4가가 3가를 넘어선 셈이다. 4가 독감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영유아도 생후 36개월 이상에서 3가와 마찬가지로 생후 6개월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생후 6~35개월 영유아 약 106만명 중 93만여명(88%)이 무료 독감백신을 맞았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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