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해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미 국채 보유를 780억 달러(88조7,250억 원) 어치 늘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전체 미 국채 가운데 외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비중은 2013년 50%에서 현재는 41%로 떨어졌다. 1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WSJ은 미 국채의 지위가 상실되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면서도 외국인 투자자들 매입 속도 둔화가 최근 미 국채 대량매각을 부채질하는 데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을 3.15%까지 끌어올렸다면서 이는 9년간 상승세를 이어오던 뉴욕증시를 흔들어놨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 기업들과 투자자들의 재원조달 비용을 높이고, 주식의 배당 매력을 떨어뜨려 주식시장에 안좋은 영향을 주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10일 10년 만기 미국 국채는 장중 3.24%를 웃돌면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831포인트 급락하는 등 뉴욕증시가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바 있고 이후에도 등락을 거듭하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WSJ은 “해외투자자들의 주요 우려 사항 중의 하나는 연방 재정적자”라고 지적했다. 지난 9월 종료된 미국의 2018 회계연도 연방 재정적자는 7,790억 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회계연도보다 17% 급증한 것으로, 1조 달러를 웃돈 2012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연방 재정적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7 회계연도의 3.5%에서 3.9%로 확대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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