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부터 개통되는 유치원 온라인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에 참여 의사를 밝힌 사립유치원이 지난해의 4배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23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전체 사립유치원의 12.3%인 504곳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24일 밝혔다. 시스템 개통이 11월인 점을 고려하면 참여 유치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입학신청·추첨·등록을 모두 온라인에서 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으로 오프라인 추첨에 따른 불편을 줄이고 학부모의 정보 접근권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전국 시·도에 도입됐다. 하지만 지난해 진행된 2018학년도 원아모집에서 사립유치원은 2.8%만 참여해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사립유치원 사이에서는 올해도 불참 기류가 강했다. 최대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역시 처음학교로 시스템 적용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윤성혜 한유총 언론홍보이사는 “사립유치원은 각 유치원의 특성을 홍보할 수 있는 설명회도 필요하고, 지방의 경우 추첨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원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어 (처음학교로가) 사립유치원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회계비리 등으로 사립유치원에 대한 여론이 악화함에 따라 개별 유치원을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보이고 있다. 실제 처음학교로와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 등 국공립유치원이 활용하는 시스템에 사립유치원도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적지 않은 사립유치원이 더는 이런 제도를 거부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유총 소속이지만 처음학교로에 참여할 예정인 비수도권의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열악한 상황에도 열심히 (유치)원을 꾸려가고 있는데 지금은 모든 사립유치원이 ‘비리 유치원’인 것처럼 오해받고 있다”며 “(처음학교로에) 참여하는 게 학부모 신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각 시·도 교육청이 불참 유치원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힌 점도 사립유치원의 참여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처음학교로를 이용하지 않는 사립유치원에 재정지원을 줄이고, 남는 돈을 처음학교로 참여 유치원에 나눠주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처음학교로 참여 관련 조례를 만드는 안을 검토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스템에 대한 문의도 많아 참여 의사를 밝히는 유치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장기적 목표는 전체 사립유치원의 참여”라고 말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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