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의 트렌드는 원자화·세분화하는 소비자들이 환경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콘셉트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난도 서울대 생활과학 대학 교수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트렌드 코리아 2019’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소비 트렌드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08년부터 이듬해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출간해 왔다.
돼지띠 기해년(己亥年)을 염두에 두고 내년 트렌드 키워드를 조합한 김 교수는 ‘PIGGY DREAM’을 제시했다. 우선 P(Play the Concept)는 마케팅을 넘은 ‘콘셉팅의 시대’를 의미한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한 세대는 자기를 연출하는 것에 매우 능숙한 ‘컨셉러’”라며 “증가하고 있는 이러한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마케팅이 아니라 ‘콘셉팅’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Invite to the ‘Cell Market’)는 개인을 세포에 빗댄 ‘세포 마켓’의 성장, ‘1인마켓’ 시대를 예고한다. “‘셀슈머’는 1908년대 앨빈 토플러가 제시한 프로슈머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1인 미디어 및 SNS 시대에는 ‘셀슈머’ 시장의 문법이 바뀐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요즘 옛날’ ‘뉴트로’라는 뜻의 G(Going New-tro)는 “나이 든 세대에게는 복고가 향수이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함”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반영한다. G(Green Survival)는 “쓰레기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냐는 의문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함을 의미한다”는 ‘필(必)환경’을 강조한다. Y(You Are My Proxy Emotion)는 말 대신 감정을 표현해 주는 이모티콘 처럼 일반화 된 ‘감정 서비스‘를, D(Data Intelligence)는 데이터가 의사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 지능‘을 가리킨다. 또한 은행과 카페, 호텔과 도서관 등 이질적 공간이 공존하는 ‘카멜레온존’(Rebirth of Place·공간의 재탄생), 가족 보다 ‘나’를 우선시 하는 현상이 반영돼 밥 잘 해주는 엄마가 아니라 밥 잘 사주는 엄마로서 자신을 가꾸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새로운 엄마의 탄생’(Emerging Millennial Family·밀레니얼 가족의 증가) 등을 예측했다. 자기애(As Being Myself)가 트렌드에 반영되는 것에 대해 김 교수는 “자기애가 확실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영화 ’라라랜드’를 패러디해 ‘나나랜드’라고 말하고 싶다. 탈규범화에 익숙한 세대들은 날씬해야 아름답다는 식의 기존 가치관에 들고, 이는 넉넉한 사이즈 체형의 모델을 쓰는 회사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M(Manner Maketh the Consumer)은 매너있는 소비자다. “소비자들의 악질적인 갑질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는 근로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매너의 균형을 모도하는 ‘워커밸’(worker-customer-balance)을 지향할 시점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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