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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두달짜리 대책으론 고용참사 재발 못막는다

정부가 투자위축과 고용참사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연말까지 단기 공공일자리 5만9,000개를 만들고 유류세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15% 인하하는 것이 골자다. 투자 장애요소를 없애 기업의 대형 프로젝트 조기착공을 유도하고 15조원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굉장히 절박한 마음으로 평상시 꺼리는 정책수단도 동원했다”는 정부 설명에서 일자리를 반드시 늘려야 한다는 다급함을 볼 수 있다.

정부 발표에서는 일부 긍정적인 대목이 엿보인다. 중소·중견기업으로 한정했던 유턴기업 지원 대상을 모든 기업으로 넓힌 것은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 전환을 기대하게 한다. 인공지능(AI)·로봇을 활용한 첨단의료기기에 별도 평가체제를 마련한다는 것도 혁신기술의 진입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공감할 만하다.

하지만 아쉬운 대목도 적지 않다. 정부 대책의 핵심인 공공일자리는 상당수가 희망근로와 인턴 같은 1년 미만의 단기 임시직이다. 재원도 올해 쓰고 남은 예산으로 충당된다. 두 달 후 예산이 마련되지 않으면 다시 길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일부 공기업과 대기업 정규직의 고용세습으로 좋은 일자리를 빼앗긴 젊은 세대가 어떤 시선으로 볼지 묻지 않아도 뻔하다. 환자를 위한 원격진료는 여전히 법에 막혀 있고 카풀·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도 연내 대책 마련이라는 두리뭉실한 표현으로 넘어갔다. 절박함이 있지만 실효성은 없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일자리, 특히 좋은 일자리는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 만든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기업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있다면 과감하게 없애고 투자를 방해하는 요인이 있다면 제거해줘야 한다. 규제 완화와 경제 활성화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기업에 활력이 생긴다면 정부가 재정을 쏟아붓지 않아도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된다.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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