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거리 핵전력 협정(INF)’ 파기 위협과 관련해 “무기경쟁이 재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INF 파기 결정은 위험하다”며 “미국 미사일이 유럽에 배치된다면 러시아도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INF를 탈퇴하고 미사일을 유럽으로 더 많이 옮긴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러시아는 똑같이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INF 폐기 시 중요한 질문은 다시 나타날 이러한 (중거리) 미사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문제”라며 “이를 유럽으로 옮긴다면 당연히 우리는 이러한 결정 및 미사일 배치에 동의한 유럽 국가에 대응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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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러시아가 합의를 위반했다”며 INF를 폐기하겠다고 밝혔고, 러시아를 방문했던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푸틴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INF 파기 계획을 전달했다. 1987년 체결된 INF는 냉전시대의 군비 경쟁을 끝내는 이정표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러시아가 다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시리즈를 개발하고 미국이 2000년대 들어 유럽 미사일 방어(MD)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면서 양국 간에 INF 위반 논쟁이 일었다.
또 이날 푸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미국과 러시아 간 또 다른 군축조약인 ‘뉴스타트’(New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새 전략무기감축협정)의 운명 역시 불확실하다며, 세계가 군비 확장 경쟁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할 수 있는 핵탄두의 수에 상한을 두는 조약이다. 2010년 체결돼 2021년 만료를 앞두고 갱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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