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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공립유치원 늘린다지만…문제점 산적 '난항 예고'

선호도 높은 단설유치원은 예산·부지 확보 어려워

공영·매립형은 유치원서 지원 꺼리고 예산도 한계

지역별 취원율 편차 해소·인근 유치원 반발도 문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치원 공공성 강화 당정협의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기존에 내놓은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목표 달성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발표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난항이 예상된다.

교육부가 25일 유치원 공공성을 강화하고 학부모 불신을 잠재우고자 기존의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달성 시기를 앞당긴 세부계획을 내놓았지만, 예산·부지 확보와 국공립유치원의 편중 등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한다. 이러한 문제 중 가장 큰 것은 부지와 예산 확보다. 유아교육 업무 경험이 있는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일단 단설유치원은 독립 시설이 있어야 하고 규모도 초등학교 병설유치원보다 커서 하나 짓는데 100억원 가까이 든다”며 “부지와 예산 확보에 적지 않은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우선 학부모 선호도가 가장 높은 단설유치원보다 병설유치원을 먼저 늘린 다음 매입형·장기임대형·공영형 유치원 등을 늘릴 계획이다. 공영형 유치원과 매입형 유치원의 경우 이미 영업하고 있는 유치원의 경영·소유 형태를 변경하기 때문에 각종 시간·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런 작업이 교육부의 계획만큼 순조로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공영형 유치원의 경우 운영비 등을 공립과 동일한 수준으로 정부에게서 지원받는 조건으로 개방이사를 선임해야 하므로 설립자가 자유롭게 경영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사립유치원들이 지원을 망설이고 있다. 실제로 현재 서울의 공영형 유치원은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2곳씩 선정돼 4곳뿐이다. 또한 교육청이 영세 사립유치원을 매입해 운영하는 매입형 공립유치원도 일방적 폐원·모집중지 유치원은 배제되는 데다가 활용할 수 있는 예산에 한계가 있어 이런 형태로 늘릴 수 있는 학급은 제한적이다.



지역별 취원율 편차를 극복하는 것도 난제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전국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25.5%지만, 지역별로 살펴보면 취원율은 큰 차이를 보여준다. 특히 서울·부산·대전 등 특별시·광역시보다는 도 단위 지역의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이 높고, 구도심보다는 신도시나 농어촌지역의 취원율이 높다. 실제로 서울지역(교육청·교육지원청 기준)의 경우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18.0%로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강남·서초지역의 경우 25.2%로 전국 평균에 가깝지만, 가장 낮은 북부지역은 9.5%에 불과하다. 전국에서 제일 많은 유치원이 몰린 경기도도 취원율이 24.4%지만 양평(73.5%)과 가평(68.3%), 연천(50.3%)지역 등은 유치원생 절반 이상이 국공립유치원에 다니는 데 비해 부천(19.7%), 평택(19.2%), 용인(17.2%), 안산(13.2%) 등은 취원율이 20%를 밑돈다. 한편, 대전(18.8%)과 대구(17.5%), 광주(18.3%), 부산(15.8%) 등도 전체적으로 국공립 취원율이 낮다. 이는 학부모 수요가 많은 곳에 공립유치원을 늘려 정책 체감도를 높이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 외에도 사립유치원의 반발도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기지역 등 유치원 수요가 많고 아파트 건설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에서는 공립유치원 신설계획이 무산된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인근 사립유치원의 반발에 교육당국이 물러선 결과라고 학부모들은 주장한다. 또한 국민청원 게시판이나 학부모들이 많이 가입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들이 많았다. 국민청원 게시판의 한 청원인은 경기도 오산의 모 아파트 분양 당시 교육청 허가도 받은 국공립유치원 부지가 예정돼 있었지만, 주변 사립유치원이 많다며 설립이 취소됐다고 진상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국민 여론이 뜨거운 관심을 보여, 지금 당장은 잠잠할지 몰라도, 사립유치원이 밀집한 지역에 공립유치원을 늘리려 한다면, 기존 사립유치원들이 조직적인 반발을 일으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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