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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 평생 과일장사 하며 모은 전 재산 400억 高大에 기부 '감동'

김영석·양정애씨 부부 "훌륭한 인재 양성에 써달라" 쾌척

평생 과일장사를 하며 모은 전 재산 400억원을 고려대학교에 기부한 김영석(왼쪽부터)씨와 부인 양영애 씨,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고려대학교




노부부가 평생 과일 장사를 하며 모은 전 재산 400억원을 고려대에 기부해 감동을 주고 있다.

고려대는 김영석·양영애씨 부부가 시가 200억원 상당의 서울 청량리 소재 토지 5필지와 건물 4동을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기부한다고 25일 밝혔다. 김씨 부부는 조만간 200억원 상당의 토지 6필지와 건물 4동을 추가로 기부할 예정이다.

김씨는 강원도 평강군 남면에서 태어난 실향민으로 15살에 부모를 여의고 17살에 월남했다. 돈 벌어오겠다며 고향을 떠났지만 끝내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다. 양씨는 경북 상주에서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23살 때 김씨와 결혼했다. 결혼 후 식모살이, 식당 일 등을 하다가 1960년대 초 종로5가에서 김씨와 함께 리어카로 남편 김 씨와 함께 과일을 팔기 시작했다.



이들 부부는 다른 상인들보다 4시간 일찍 종로 5가에 도착해 과일 납품 트럭으로부터 신선한 과일을 떼다 팔았다.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청량리부터 서대문까지 1시간 거리를 매일 걸었다.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이라 파출소 순경에게 붙잡히는 일도 여러 번이었다. 번 돈은 모두 은행에 저금하고, 옷이나 신발도 얻어 입는 등 검소하게 생활했다. 이렇게 모은 돈을 종잣돈으로 대출을 얻어 1976년 처음으로 청량리에 상가 건물을 매입했고 이후 주변 건물을 하나둘 사들였다.

양 씨는 “나같이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사람이 학교에 기부할 수 있어 몹시 기쁘다”며 “기부한 재산이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힘이 되고 훌륭한 인재를 길러 내는데 소중히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기부식은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열렸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평생 땀 흘리고 고생해서 모은 재산을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 인재 양성을 위해 기부한 두 분의 고귀한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기부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학교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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