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 지역에서 불과 일주일 새 2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치안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곡지구 개발 등으로 지역 인구가 크게 늘면서 치안 수요도 커지는 데 반해 경찰 인력은 부족해 강력 사건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5일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강서서의 관할인 강서구는 서울에서 서초구에 이어 두 번째로 면적이 넓은 자치구이자 인구 역시 송파구 다음으로 많다. 마곡지구 개발, 김포공항 등 다양한 시설이 모여 있어 서울에서 인구가 늘고 있는 몇 안 되는 자치구 중 하나다. 면적이 넓고 인구가 많은 강서서는 송파구와 함께 경무관이 서장을 맡고 있는 유이(唯二)한 경찰서다.
반면 자치구의 재정자립도와 주민 소득 수준은 낮은 편이다. 지난해 강서구의 재정자립도는 서울 25개 자치구 평균인 31.1%를 밑도는 21.6%에 불과하다. 또 임대주택비율도 10%에 달해 서울 지역 자치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자치구 대비 높은 영세민 비중으로 치안 수요가 높으리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 강서구는 지난 2016년 기준 살인사건 발생 수가 9건으로 서울 지역 2위다. 1위는 13건이 발생한 영등포구다.
반면 강서서의 경찰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2016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강서서 경찰 1인당 담당 인구는 689명으로 서울 지역 평균 499명 대비 190명이나 많았다. 더군다나 지구대·파출소·치안센터 수도 적었다. 강서서 산하 지구대·파출소·치안센터는 총 14곳으로 관할 인구수가 비슷한 송파서의 21곳 대비 7곳이나 부족했다.
이는 자연히 출동시간 지연으로 이어졌다. 강서서는 신고 접수 이후 현장 도착까지 평균 5.21분이 걸려 서울 지역 일선서 평균인 4.16분 대비 1분가량 더 출동시간이 소요됐다. 강서서는 112 신고 건수 역시 서울 지역 일선서 중 두세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경찰 사이에서는 이 같은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강서 PC방 살인사건’ 초동대처 미흡 논란은 예견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강서 지역 순찰차의 경우 신고 현장에 나간 사이에도 3~4개씩 추가 신고가 쌓인다”며 “당장 혐의점이 없는 현장은 수습만 하고 떠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대안으로는 경찰 인력 증원과 분서가 꼽혔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5대 범죄 발생률 등 강서지역의 치안 수요 분석을 기반으로 한 경찰 증원이 필요해 보인다”며 “장기적으로는 보다 촘촘한 치안 서비스 제공을 위해 분서를 고민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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