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주도한 정부의 검·경 수사권조정 합의안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는 내용이 더 많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총장은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합의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일부 동의한 부분이 있지만 동의하지 못한 부분이 더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1일 검-경 지휘관계 폐지,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 부여, 검찰에 특수사건 분야 직접수사권 인정, 검찰의 영장 불청구에 대한 경찰의 이의제기 수단으로 영장심의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수사권조정 합의안을 발표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경찰이 1차 수사를 마치고 사건을 넘기기 전에는 수사를 통제할 방법이 사실상 없어 경찰의 수사권 남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문 총장도 “현 단계와는 달리 합의안에 따르면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 전까지는 ‘혐의있음’이라고 보고하는 경우에는 통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송치 전에는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언급했다.
문 총장은 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찰의 인권침해나 권한남용을 방지하는 것이 검찰 본연의 임무인데 송치 전에 통제할 수 없다면 존재 이유가 뭐가 있나”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런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경찰 지휘권을 폐지하기 앞서 “자치경찰제 도입이 필요하며, 마피아화된 경찰대 문제를 어떻게든 조정해야 한다”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여러 자료도 그렇고, 여러 단체도 그렇게 얘기하고 있어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에 대해서도 “수사라는 기능 자체가 국민의 기본권을 합법적 방법으로 침탈하는 유일한 수단인데 검찰이 직접 수사했던 부분은 사법경찰의 수사와 달리, 다른 방식의 통제장치가 없었다”며 문제점을 시인했다. 그는 이어 “검찰 직접수사를 통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문 총장은 수사권조정과 관련해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을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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