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에만 의미를 두지는 않겠습니다.”
25일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 출전한 3명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현세린(17·제주방송통신고)과 홍예은(15·안양 신성고), 박지우(18·건대부고)가 그들이다.
제주에 사는 현세린이 우선 눈에 띈다. KLPGA 투어 대회 출전은 이번이 8번째인 현세린은 지난 3월 베트남에서 치러진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 20위의 성적을 냈다. 현세린은 “이번이 아마추어로 출전하는 마지막 프로 대회지만 저에게는 프로 첫발이나 마찬가지라 설레면서도 잘해야겠다는 부담도 느낀다”며 “다양한 구질을 구사하는 아이언 샷이 장기인데 제주 바람에 익숙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쳐보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국가대표 상비군인 현세린은 국내외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대형 기대주다. 8월 미국 테네시주에서 열린 제118회 US여자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기량을 뽐냈다. 이틀 동안 스트로크플레이로 64명을 추린 뒤 매치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리는 이 대회에서 현세린은 스트로크플레이 메달리스트(최소타)를 차지했다. 그는 이력이 화려하다. 지난달 24일 스페인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 에스텔라 담 레이디스 오픈에 추천 선수로 출전해 공동 2위를 차지했고 그에 앞서 6월 태국에서 열린 유럽 투어 타일랜드 챔피언십에서도 준우승했다. 가장 최근에는 이달 18일 끝난 전북 전국체전 골프 여자부에서 개인·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전국 대회 우승은 나열하기 힘들 정도. 만 18세가 되는 내년 3월 프로로 전향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1~4학년 테니스를 하다 두 살 터울의 남동생(현준하)에게 진 뒤 테니스를 그만두고 골프를 시작한 사연도 흥미롭다. 동생은 주니어 테니스 무대에서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홍예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차세대 스타 후보다. 특히 지난해 이 대회 첫날 6언더파를 치며 공동 2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중3이었다. 올해 K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19위를 했다. “프로 대회에 나올 때마다 코스 세팅도 다르고 선수들 실력이 뛰어나 많이 배웠다”는 홍예은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코스가 길어져 일단 컷을 통과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면서도 “하이트진로 대회(19위) 때보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라며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드라이버 샷을 평균 240야드 정도 날리는 그는 “똑바로 치는 게 강점이지만 쇼트게임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우는 KLPGA 투어 대회 참가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서울시장배 학생골프대회에서 우승했고 올해 전남도지사배에서 3위를 기록했다. 롤모델이 ‘골프여제’ 박인비라는 박지우는 “몇 번 본 적이 있고 사인을 받은 적도 있는데 성적이나 세계랭킹 1위도 중요하지만 꾸준하게 즐겁게 골프를 하는 모습을 닮고 싶다”고 했다.
/서귀포=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