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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도 심장 인공승모판막 이식시술 성공

장기육 교수팀, 국내 세번째

재수술 위험한 80대 노인도

시술 3일만에 걸어서 퇴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장기육 순환기내과 교수팀이 국내 병원 중 세번째로 가슴을 여는 수술을 하지 않고 심장에 인공승모판막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승모판막이 제 기능을 못해 호흡곤란 등의 증세로 수년 전 가슴을 열고 인공승모판막으로 교체하는 수술을 받은 선이녀(83) 할머니. 몇 달 전 같은 증세로 서울성모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은 승모판막 부위가 좁아져 판막이 잘 열리지 않는 승모판협착증으로 진단하고 서둘러 새 판막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고령이고 심장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다 10여년 간 고혈압·고지혈증 약을 복용하고 있어 재수술은 위험했다.

장 교수팀은 사타구니 대퇴정맥을 통해 인공판막 등이 달린 가느다란 도관(카테터)을 우심방까지 밀어넣은 뒤 좌우심방 분리 벽인 심방중격에 구멍을 냈다. 이어 이 구멍으로 도관을 넣어 수명이 다한 인공판막을 없애고 새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시술(경피적 승모판막이식술·TMVR)을 했다. 선 할머니는 수술 대신 인공승모판막 이식 시술을 받고 3일만에 걸어서 퇴원했다.

이번 수술 성공은 대동맥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고령의 중증 판막협착증 환자 230여명에게 이를 인공판막과 스텐트 구조물로 교체하는 시술(경피적 대동맥판막이식술·TAVI)을 한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TMVR는 TAVI보다 복잡하고 정교해 숙련된 전문의가 아니면 시도하기 어려운 최신 기법이다.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심장 인공승모판막 이식 시술을 받은 선이녀(83)할머니의 손을 잡고 기념촬영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이처럼 문제가 생긴 심장판막을 대체한 인공판막이 수명을 다 하거나 기능이 약화돼 재이식이 필요한 고령 환자가 늘고 있다. 승모판 질환이 심해져 중증으로 진행되고 심부전까지 오면 약물치료가 어려워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고위험군 환자는 수술이 어려워 약물로 증상을 개선하는 것 외에는 치료법이 없었다.

승모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피가 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거꾸로 흐르는 승모판막역류증, 승모판막이 좁아져 잘 열리지 않는 승모판막협착증을 앓게 된다. 둘 다 몸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호흡곤란 등을 초래한다. 중년 성인의 약 20% 이상이 질환을 앓고 있지만 대부분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 모르고 지낸다.

장 교수는 “고령화로 기존에 이식 받은 승모판막을 새 것으로 교체해야 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재수술을 하는 게 위험해 약물로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만 받다가 사망하는 심장질환자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TMVR는 간단한 수면 상태에서 시술하고 전신마취에 비해 회복이 빠르며 수술보다 안전해 고령의 환자 등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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