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소속인 존 케이식(66) 오하이오 주지사가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그는 통합자(unifier)가 될 수 없다”고 돌직구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야권 고위 인사들을 겨냥한 ‘폭발물 소포’ 배달사건 직후 통합과 단결을 당부한 지 하루 만이다.
케이식 주지사는 이날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인 책임을 어떻게 져야 하는지 모르며, 항상 비난할 대상을 찾는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케이식 주지사는 폭발물 소포 사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대응에 대해선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건 직후 열린 백악관 행사에서 “미국에서 정치적인 폭력 행위나 위협이 발붙일 곳은 없다”면서 “지금은 모두 단결해야 한다”고 통합을 촉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당일 저녁 위스콘신주(州)에서 한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사건 책임과 관련해 ‘언론 탓’을 한 데 이어 이날도 “우리 사회에서 보는 분노의 매우 큰 부분은 내가 가짜뉴스라고 칭하는 주류언론들의 오보에서 비롯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케이식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사람들을 자극하면 어떻게 되느냐. 불안정한 누군가는 미친 짓을 한다. 그것이 우리가 여기서 보고 있는 것”이라며 “불안정한 사람들이 어리석은 짓을 할까 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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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경쟁한 케이식 주지사는 여전히 2020년 차기 대선의 당내 라이벌로 꼽힌다. 지난 경선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케이식 주지사는 2010년과 2014년 선거에서 당선되며 주지사를 연임했다. 오하이오는 주지사 임기를 연임까지만 허용하고 있어 그는 11·6 중간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폭발물 소포’ 사건의 표적 인사 중 한 명인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탓’에 “남 탓은 그만하고 거울을 들여다 보라”라고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브레넌 전 국장은 트위터 계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목해 “당신의 선동적인 언변과 모욕, 거짓말, 물리적인 폭력 장려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행동을 깨끗이 하고 대통령처럼 행동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민은 훨씬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당신에 대한 비판자들이 겁먹고 침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넌 전 국장을 수신인으로 한 폭발물 소포는 전날 오전 뉴욕 맨해튼에 있는 CNN방송 뉴욕지국으로 배달돼, 직원들이 긴급히 대피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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