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국제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 러시아 및 독일 정상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사건에 사우디 왕실, 특히 막강한 실력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커지며 국제사회에서 사우디의 입지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만큼, 파문이 더는 확산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을 인용, 살만 국왕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조사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살만 국왕은 사우디 정부가 이번 사건에 죄가 있는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그들의 죄에 합당한 처벌을 할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푸틴 대통령에게 확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살만 국왕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도 전화 통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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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 피살 사건을 뒤늦게 인정한 이후, 가장 먼저 무기수출 중단 의사를 밝히는 등 이번 사건에 대해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국가 중 하나다.
로이터에 따르면 총리실 측은 성명을 통해 메르켈 총리가 살만 국왕과 전화 통화에서 ‘가능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이번 사건을 비난한 뒤 이에 대응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다짐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또 이번 사건의 진행 과정을 명확하게 밝혀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사우디 당국이 신속하고 투명하며 신뢰할 만한 조사를 통해 책임 있는 사람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총리실은 덧붙였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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