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술집을 운영하면서 이곳의 신용카드 결제기를 오토바이로 배달해 유흥주점 술값을 ‘카드깡’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 일대 유흥주점 55곳에 카드가맹점 명의를 대여한 피의자 5인과 업주 11명을 탈세 등 혐의로 검거하고 범행을 주도한 이모(50)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씨 일당은 2014년 4월께부터 올 10월까지 일반 술집 2곳을 운영하며 신용카드 가맹점을 개설한 뒤, 강남구 청담·신사·압구 등 55개 룸싸롱(유흥주점)에 카드 결제기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유흥주점 매출 356억원을 술집 매출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줬다. 이들은 이 대가로 결제금액의 10~15%를 수수료로 받아 약 37억원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강남구 논현동과 역삼동에 일반 술집 2곳을 다른 사람 명의로 운영하며 “카드깡 할 건이 있다”는 연락을 받으면 카드 결제기를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방식으로 인근 유흥주점으로 보냈다. 이씨는 브로커를 통해 노숙자들에게 900만원(선금 400~500만원, 매월 50만원)을 주면서 명의를 넘겨받아 범행 과정에서 대포폰 84대와 대포통장 177개를 활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피의자들은 유흥주점이 특별소비세 10%와 함께 소득세 세율이 최대 42%까지 부과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반 술집으로 소득을 분산, 세금을 탈루했다”며 “아직 검거하지 못한 유흥주점 업주와 유흥주점 명의 대여자를 추가 검거한 후 국세청에 세금 추징 통보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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