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제10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고 올해 말까지 11개 전방 감시초소(GP)를 시범 철수하기로 했다. 또 내년 4월부터 진행될 예정인 시범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제반 준비의 철저한 이행과 한강하구 공동 수로조사 세부방안 등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 무드에도 핵심 사안인 북한 비핵화 협상이 답보하고 있어 한반도 정세는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는 29일 방한하는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판문점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기는 하지만 대북 제재를 놓고 국제적 긴장감이 커지고 있어 성과에 대한 기대감은 낮은 상황이다.
이날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은 지난 15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를 합의한 지 11일 만에 열렸다.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GP 철수 등 6개 항에 합의했다. 우선 남북은 11월 1일부로 지상·해상·공중에서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새로운 작전수행 절차를 적용하기로 한 합의가 차질없이 이행될 것이라는 점을 상호 확인했다. 또 11월 말까지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 각 11개의 병력과 장비, 철수, 완전파괴 조처를 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제반 준비 철저 이행 △한강 하구 민간선박 자유항행 보장을 위한 사전 조치 차원의 11월 공동 수로 조사 △조속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를 위한 ’남·북·유엔사 3자협의체‘ 협의 및 비무장화 조치 확인·평가 등의 내용을 합의문에 담았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도 비핵화 협상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은 물론 앞선 철도 공동 점검 등 이미 합의된 여러 남북 교류 일정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의 빈 회동이 불발된데다 비건 대표가 방한하더라도 북측과 판문점 등지에서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 아닌 탓이다. 미 국무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비건 대표의 방한 목적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는 “한국 정부 카운터파트들과 만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한 외교적 해결 노력을 논의한다”고만 밝혔을 뿐 북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판문점=국방부공동취재단·권홍우·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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