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가 데뷔 11년 만에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시 구절을 가슴에 타투로 새길 만큼 오랜 이상형이었던 ‘이타카’를 실제를 마주하고 돌아온 그는 여행 과정에서 느꼈던 감상을 한 장의 앨범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홀에서 국카스텐 하현우의 첫 솔로 EP 앨범 ‘이타카(Ithaca)’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개최됐다.
하현우의 이번 솔로 앨범은 2007년 밴드 국카스텐으로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솔로 EP다.
콘스탄틴 카바피의 ‘이타카’라는 시를 읽은 후 오랫동안 ‘이타카’를 자신의 상징이자 목표, 이상으로 여겨왔던 하현우는 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이타카로 가는 길’을 통해 이타카 여행에서 느낀 경험과 감정들을 이번 앨범에 녹여냈다.
이날 하현우는 “멤버들과 밴드 음악을 같이 한 지는 18년 정도 됐다. 그동안 솔로 앨범에 대한 목마름도 있었지만, 밴드로서 이름을 알리는 게 최우선이었다”라고 설명하며 “오랜기간 밴드를 하면서 늘 같은 호흡을 유지하다보니까 정서적으로 멍해지는 느낌도 들고 피로감도 빨리 온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현우는 “‘이타카로 가는 길’을 통해 오랫동안 꿈꿔온 이상적인 곳을 갔다. 이때를 놓치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라며 “이때 물꼬를 터야 다른 시도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시간이 급박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꼭 솔로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홈(Home)’을 포함해 총 5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전반적으로 꿈과 길 그리고 그곳으로 가는 과정에 집중한다. 피아노와 기타 두 가지 버전으로 작업한 연주곡 ‘이타카(Ichaca)’부터 ‘항가’, 개그맨 김준현이 하모니카 연주로 참여한 ‘무지개소년’에 이르기까지 결과주의를 강조하는 현실에 대한 회한과 꿈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하현우는 “이제는 꿈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사치가 된 세상 같다. 하지만 꿈은 결과론적인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존재해야하고 누구나 꿈을 꾸고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타카 섬에 거대한 것이 있어서 꿈을 가졌던 것이 아니라, 꿈을 꾸는 과정 때문에 이타카를 갔다. 방송과 솔로 앨범을 통해 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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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타이틀곡 ‘홈(Home)’은 집을 떠나 다시 돌아오는 회귀의 여정과 그 이유에 관한 곡으로 낯선 공간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방황 속에서 익숙함에 잊고 있던 나를 발견하고, 집에서부터 품고 온 작은 꿈을 밝혀 다시 돌아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하현우는 “‘이타카로 가는 길’ 촬영 중 3일 동안 그리스에 머물렀을 때 만든 노래다. 처음에는 어쿠스틱으로 만들었는데 새로운 호흡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서 편곡을 다른 분에게 맡겼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여기서 말하는 ‘홈’은 집이 될수도 있고, 가족 혹은 직업이 될 수도 있다”라며 “집과는 가장 멀어진 순간이 내 자신과 가장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는 곡이다”고 소개했다.
사회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거나 주로 사이키델릭한 록 요소가 가미된 음악을 했던 밴드 국카스텐이 변화하는 것처럼 보컬리스트 하현우 역시 이번 솔로 앨범을 통해 전환점을 맞았다.
하현우는 “국카스텐 초반에는 우리 스스로 세상에 나와서는 안되는 불량품이라 생각했고 사회에 대한 분노가 팽배했다. 그러다 세월이 지나면서 내가 했던 경험들이 특별한 경험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공연을 하고 소통을 할수록 불량품이라고 생각했던 우리 자신이 이 사회에 쓰임이 되는 존재고, 쉽게 나 자신에 대해 재단하면 안된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음악을 막연히 좋아서 하기보다는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가지고 하고 있다”라며 “솔로 앨범을 통해 전혀 다른 형식으로 작업을 하다보니 음악에 대한 열정이 샘솟더라. 지금의 ‘힐링’이 국카스텐 음악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한편 하현우의 첫 솔로 EP 앨범 ‘이타카’는 28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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