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감독 장률) 언론 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문소리, 박해일, 감독 장률이 참석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됐던 장률의 11번째 마스터피스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이하 ‘군산’)는 오랜 지인이던 남녀가 갑자기 함께 떠난 군산 여행에서 맞닥뜨리는 인물과 소소한 사건들을 통해 남녀 감정의 미묘한 드라마를 세밀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경주’(2013)와 ‘필름시대사랑’(2015)에 이어 장률 감독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배우 박해일이 백수 시인 ‘윤영’을 맡았다, 그와 함께 ‘필름시대사랑’에 출연했던 배우 문소리가 ‘윤영’과 군산 여행을 함께하는 ‘송현’으로 분해 드라마의 리드미컬한 호흡을 불어넣었다.
박해일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한때 시를 써보려고 했던 사람, 시인의 시각으로 모든 것을 보려고 하는 사람이다”고 소개했다. 문소리는 “제가 맡은 ‘송현’은 상처를 정리하고 뭔가를 새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여자다. “고 설명했다.
문소리는 박해일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이전까지는 같이 작품을 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해일 씨와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춰봤다고 하면 다들 ‘처음이야?’라고 묻곤 하더라. 둘이 전에 뭔가를 했던 것 같다고 말씀들을 많이 해주신다. “고 전했다.
문소리는 박해일과의 작업을 굉장히 기다렸다고 했다. 그는 “설명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잘 흘러가 고맙게 생각한다. 의도하거나 설명할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호흡이 맞춰졌다”고 얘기해 눈길을 끌었다.
박해일은 “기회가 되면 작품을 꼭 함께 하고 싶었는데 장률 감독님 작품에서 문소리 선배를 만나게 돼 너무 기쁘다. 이게 선배님과의 첫걸음이었으면 좋겠다. 다음 작품에서도 만나보고 싶은 바람이다”고 말했다.
장률 감독이 한국에서 만든 6번째 장편영화이다. 장 감독은 처음 영화의 배경으로 군산이 아닌 목포를 떠올렸다가 군산을 보고 촬영지를 바꾸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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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감독은 “원래 시작은 목포였다. 몇 년 전 목포 대학에 특강을 갔는데 그 공간이 인상 깊었다. 목포에 일제강점기 때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고 정서들도 많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목포에서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목포를 장소로 떠올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민박집을 못 찾아 군산으로 도시를 옮겨 영화를 촬영하게 됐다.
장감독은 ”군산이란 장소가 좀 더 질감이 부드러워 보였다. 남녀가 같이 가서 연애하고 싶은 곳도 되지 않겠는가 싶었다. 부드러움은 사랑과 어울린다. 문소리의 부드러움과 아름다움과도 어울렸다“고 말했다.
재중동포 2세 출신인 장률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관계’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영화적으로 뚜렷한 세계가 있는 감독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역사에 대해 뚜렷한 관점이 있다기 보다는 일상의 관계를 더 생각해보고 싶어하는 쪽이다.”고 밝혔다.
이어 “한중일 세 나라의 관계는 우리 일상에 있다. 요즘 어딜가나 조선족이 보이고, 그 가운데 미군 기지도 있다. 일상의 모습을 봐야하지 않겠나. 일상도 중요한데, 일상을 잃어버리고 산다. ”고 전했다.
한편 ‘군산‘은 오는 11월 8일 개봉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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