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우선, 주택시장이 급등장에서 안정세로 접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파트값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고 해서 집값이 하락을 하거나 폭락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22일 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0.03% 올랐고, 이 중 송파구가 -0.04%, 강남구 -0.02%, 서초구 -0.02% 등으로 강남권 집값이 떨어졌다고 발표했습니다. 수치상 0.04% 시세가 떨어졌더라도 큰 하락은 아닙니다.
또 서울 아파트값이 0.03%가 올랐다고 하더라도 집값이 상승했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실제, 강남구의 아파트값이 0.02%가 떨어졌다고 하면 실제 아파트값의 등락 폭은 얼마나 될까요. 강남구 삼성동에 전용 84㎡가 22억 원 선이라고 하면, 한 주에 44만 원이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서울시의 평균 아파트값이 8억이 넘어선 상황에서 0.03% 올랐더라고 하더라도 24만 원이 상승한 수준입니다. 따라서 아파트의 가격이 내렸거나 올랐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으로 시장이 급변화하고 있다고 받아들이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시장 분위기가 큰 요동 없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어서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단기간 집값 상승은 어려운 시장이라고 판단하시면 됩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거래량을 살펴보더라도 서울 노원구의 경우 지난 1월부터 10월 현재(25일 기준)까지 아파트 거래량이 6,689건으로 서울시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9·13대책’ 이후인 9월에도 724건, 10월에는 현재까지 47건이 거래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같은 기간 동안 강서구
4,068건, 성북구 3,744건 등의 순으로 거래량이 높아 비강남권 지역에서 거래량이 많았습니다. 서울 중심지역에 아파트값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강남권을 비롯한 도심권 지역들의 아파트값은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주택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면서 중소형 비중이 높고 출퇴근이 편리한 곳은 실수요가 몰리면서 주택가격과 거래량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리는 강북권 지역까지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특히 정부가 ‘9·13대책’의 일환으로 다주택자들의 대한 대출을 옥죄면서 무주택자들의 기회가 늘어남에 따라 저렴한 강북권 주택들의 경쟁력이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과거 금융위기로 집값들이 하락세일 때에도 강북권 중소형 아파트들의 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입주물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몇몇 신도시와 주요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경우들이 많았는데요. 특히 고가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권을 비롯해 목동, 분당, 평촌 등 버블세븐 지역들의 집값들이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들 지역은 지난 2009년 고점을 회복하기까지 5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을 정도로 시장이 좋지 않았습니다. 반면, 서울 강북권 중소형 아파트들은 꾸준히 거래가 이뤄졌던 것을 고려하면 실수요 입장에서 장기간 보유를 하고 계셔도 좋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연내에는 정부가 강력한 규제로 시장을 옥죄고 있는 만큼 아파트값이 오르기보단 보합이나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따라서 실수요층들은 통계적 상황에 바로 반응하기보단, 현장 상황을 발품 팔아 다녀보면서 직접 체득하고 보는 것이 불황기 내 집 마련을 잘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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