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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서울경제 클래식 3R]신바람 타고 4연속 버디 최혜용, 10년 만 우승 보인다

거센 바람에 더 빛난 노련한 플레이, 8언더 단독 선두로

파5서 아이언 티샷 김민선, 3타 차 2위서 1년6개월 만 정상 도전

최혜용 /서귀포=권욱기자




김민선 /서귀포=권욱기자


김지영 /서귀포=권욱기자


볼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갤러리들 사이에 ‘우와’하는 탄성이 터졌다.

27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계속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 3라운드. 평소보다 많으면 3~4클럽을 더 길게 봐야 하는 강한 바람 속에서도 최혜용(28·메디힐)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그린에 볼을 올렸다.

11년차 베테랑 최혜용이 2008년 이후 무려 10년 만의 통산 3승 불씨를 환하게 밝혔다. 다른 선수들에게 불청객인 바람이 최혜용에게는 신바람이었던 셈이다. 그는 이날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를 보탰다. 2타 차 공동 5위였던 최혜용은 이로써 중간합계 8언더파의 단독 선두로 나섰다. 5언더파 2위 김민선과 3타 차다.

최혜용은 2008시즌 신인왕 출신이다. 당시 우승 한 번에 상금 4위와 대상(MVP) 포인트 5위에 오르며 유소연과 김혜윤을 2·3위로 밀어냈다. 데뷔 시즌 1승, 2년차에 다시 1승을 보태며 탄탄대로를 달리던 최혜용은 그러나 2009시즌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유소연에게 우승을 내준 뒤로 가시밭길을 걸었다. 무려 7시간13분, 9회 연장의 기록적인 혈투 끝에 준우승한 뒤 최혜용은 2013시즌에는 상금 62위로 밀려 시드전에 끌려가기도 했다.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게 2부 투어를 뛰기도 했던 그는 내년 시즌 다시 2부로 떨어질 위기에서 이 대회에 나왔다. 현재 상금 65위(약 8,000만원)라 이번 주 반드시 상위권에 올라야 했다. 시즌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상금 60위 아래면 시드전에 끌려가고 여기서 미끄러지면 2부로 내려가야 한다.



이날 선수들은 예측불허의 바람 탓에 어떤 홀에서는 드라이버 샷으로 200야드도 채 보내지 못했다. 160야드를 남기고 4번 아이언을 드는 선수도 있었다. 경험에서 우러난 노련미와 다시 시드전에 갈 수 없다는 절박함이 통했을까. 최혜용은 혼자 다른 코스에서 친 것처럼 버디 잔치를 벌였다. 벙커와 깊은 러프 등 위기에서는 차분하게 파를 지켜냈고 기회가 오면 정확하게 그린을 읽어 버디를 늘려갔다.

경쟁자들이 차례로 보기를 범한 사이 견고한 플레이로 중반에 단독 선두로 나선 최혜용은 장수연, 박주영 등과 선두를 다투며 숨 가쁜 승부를 이어갔다. 그는 12번홀(파4)에서 2m 버디로 6언더파 단독 선두를 다시 차지한 뒤로 독주 채비에 나섰다. 13번홀(파4)에서는 3m쯤 되는 버디 퍼트가 홀 가장자리를 타고 들어갔고 14번홀(파3)에선 2m 버디를 놓치지 않았다. 15번홀(파4)에선 칩인 버디까지 터지며 4홀 연속 버디를 작성했다. 이때 2위 김민선과의 격차는 4타까지 벌어졌다.

4라운드 18홀이 남았기에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동 선두로 3라운드를 맞은 김민선은 10번홀(파5) 그린 앞 칩인 이글로 한때 단독 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최혜용의 기세에 가려졌으나 그는 3타 차 2위에서 1년6개월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5개를 적어 1타를 잃었다. 최혜용에게 4타 차까지 뒤져있던 김민선은 16번홀(파5)에서 아이언 샷 세 번으로 핀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전략적인 플레이로 1타를 줄인 그는 앞서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한 최혜용과의 격차를 2타로 줄이기도 했다. 역시 공동 선두로 출발한 유수연은 8타를 잃어 2오버파 공동 21위로 밀려났다.

디펜딩 챔피언 김혜선은 1오버파, 대회 주최사인 SK네트웍스의 후원을 받는 김지영은 4언더파 3위로 최종 4라운드를 맞는다. 장타 1위 김아림은 2타를 잃어 김지현(한화큐셀), 김지현(롯데), 박결(삼일제약) 등과 같은 이븐파를 기록했다. ‘고교 1년생’ 아마추어 홍예은은 4타를 잃고 1언더파 공동 8위에 자리했다.

배선우는 2언더파 공동 5위에서 역전 우승을 노린다. 우승하면 상금 1위로 올라선다. 대상(MVP) 포인트 1위 최혜진은 보기만 6개를 범해 5오버파로 마쳤다.
/서귀포=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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