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추석 이후 분양예정이었던 서울 강남, 북위례 등 수도권 알짜 단지 분양 물량이 연말이나 내년으로 연기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는 11월 말 이후로 분양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겨울은 분양 비수기인데다 분양 일정이 미뤄진 다수의 단지가 한꺼번에 분양을 진행하기에도 무리가 있어 내년 초로 분양 일정이 줄줄이 밀릴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최근 위례신도시와 판교, 과천 등 3개 지역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에 분양보증 연기를 통보했다. 무주택자의 당첨 기회를 높이는 주택 청약제도 개편 등 9·13 대책의 후속조치가 시행되는데 최소 1~2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규제 시행 이후로 분양을 미루도록 한 것이다.
정부가 마련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과열지역에서 공급된 주택 청약 추첨제 물량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한다. 1주택자는 입주 후 6개월 이내에 기존 집을 팔지 않으면 공급 계약이 취소된다. 만일 6개월 이내에 집을 처분하지 않을 경우 당첨 취소는 물론 벌금 등 처벌을 받을 수 있다.
HUG의 이번 통보로 수도권 주요 단지의 분양 일정이 연말로 미뤄지고 있다. GS건설의 위례포레자이 분양이 12월 이후로 넘어가게 됐다. 판교 대장지구에 분양 예정이던 ‘힐스테이트판교엘포레’와 과천 주공6단지 등 과천지역 재건축 일반분양도 12월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 HUG와 재건축 조합 간에 분양가 조율이 난항을 겪으면서 분양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서울 동작구 사당 3구역과 서대문구 홍제동 1주택의 분양 일정을 12월로 연기했다. 롯데건설도 이달 분양 예정이었던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4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주상복합 단지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의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GS건설은 11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4단지를 재건축한 ‘개포그랑자이’를, 현대건설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 3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The H반포를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연기될 가능성이 높으며, 대림산업이 10월 동대문구 용두동에 분양할 예정이었던 ‘e편한세상청계센트럴포레’도 11월 이후로 분양이 밀릴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 탓에 주택산업연구원의 10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65.4로 전달보다 17.0포인트 하락했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판단하는 지표로, 주택사업을 하는 업체(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들)를 상대로 매달 조사한다. HSSI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각각 의미한다. 본격적인 분양철을 앞두고 지난달 HSSI(82.4)는 8개월 만에 80선을 회복했지만, 수도권 단지들의 분양이 연말로 미뤄지면서 60선으로 급락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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