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방송된 ‘스트레이트’는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한 가족들을 만났다. 이들의 공통점은 가습기에 SK 케미칼이 만들고, 애경이 유통한 ‘가습기 메이트’를 사용했다는 사실. ‘가습기 메이트’는 지난 1994년 선경그룹(현재 SK)이 만든 세계 최초의 가습기 살균제다. SK는 ‘가습기 메이트’가 안전하다고 홍보했고, 2백만 병이란 판매 실적을 올렸다.
임신 중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권 모 씨는 2005년엔 31주 된 태아를 장기 손상으로, 2006년엔 갓 낳은 아들을 콩팥 손상과 호흡곤란으로 잇따라 잃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내려진 정부의 판단은 사망한 두 아기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관련해 각각 ‘판정 불가’와 ‘가능성 거의 없음’에 해당된다는 것.
권씨는, 작년 문재인 대통령이 가습기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를 한 데다 환경부가 ‘태아 피해’를 새로운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추가 인정한다는 소식을 듣고 재심을 신청했지만 결과는 변한 게 없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안은주 씨는 이제 재심을 신청할 방법도 없다. 지난 2015년 폐 이식을 받으면서 자신의 폐를 연구용으로 기증했기 때문.
여자 배구 국가대표 선수였던 안 씨는 이제 산소 발생기를 끌고 다니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몸이 돼 버렸다. 그러나 정부가 판정한 안 씨의 피해 정도는 ‘3단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숨진 사람 1천3백 명. 피해 신청자 6천 명,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 460여 명, 인정률 7.5%. 이미 지난 2011년부터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드러났지만 아직도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은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MC인 주진우 기자는 “SK케미칼에 대한 조사가 철저히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정확한 조사를 촉구했다.
/김주원 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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