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멕시코 접경에 현역 군인 5,000명을 투입해 본격적으로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 유입 차단에 나선다. 미국의 국경 경비는 군대가 아닌 국경순찰대가 맡고 있어 현역 군인의 남쪽 국경지대 배치는 전례 없는 초강경 조치로 해석된다.
테런스 오쇼너시 미군 북부사령관(공군 대장)은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주말까지 5,200명 이상의 군인들을 남쪽 국경에 배치할 것”이라며 “이는 작전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멕시코와 접하는 남쪽 국경에 현역 군인을 배치하는 것은 미국 정착 희망하며 국경을 향해 이동하고 있는 중미 출신 이민자들의 유입을 막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 반(反)이민 정책을 펴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캐러밴을 비난하며 군 병력을 동원해 국경을 차단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11·6 중간선거의 쟁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 작전에 ‘충직한 애국자’(Faithful Patriot)라는 작전명을 붙였다. 오쇼너시 사령관은 “남부 텍사스를 시작으로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으로 군인을 배치해 국경 진입점 경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우리가 얘기하는 이 시간에 800여 명의 군인이 텍사스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역군인들은 지난 4월 투입된 2,000여 명의 주(州)방위군과 함께 국경순찰 요원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USA투데이는 국토안보부의 관리를 인용해 국경에 배치할 병력이 당초 1,000명 정도로 계획됐으나, 5,000명으로 규모가 증강됐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30일 미 국경에 접근해오는 캐러밴에 대한 행정부의 추가적 조처에 대해 발표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는 지난해 발효한 반이민 행정명령(트래블 밴)과 같은 입국금지 조처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미 이민자 행렬을 가리켜 “많은 갱 조직원과 일부 매우 나쁜 사람들이 그들 속에 섞여 있다. 제발 돌아가라. 당신들은 미국 땅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이건 우리나라에 대한 침입이다. 우리 군대가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에도 미국 정착을 희망하는 캐러밴은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이날 일간 엘 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현지언론에 따르면 약 300명으로 이뤄진 3차 캐러밴이 전날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미국을 향해 출발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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