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비서가 왜 그럴까’,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고백부부’ 등 최근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바로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들은 기발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상황설정과 인물관계, 흔하지 않은 스토리전개 등을 무기로 젊은층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청자들의 입맛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세에 힘입어 tvN에서는 또 다른 웹툰 원작 드라마가 방송을 앞두고 있다. 바로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고, 총 5권짜리 단행본으로도 발간된 바 있는 ‘계룡선녀전’이 그것이다.
‘계룡선녀전’은 고전 설화인 ‘선녀와 나무꾼’을 현대로 옮겨놓은 판타지로맨스로, 배우 문채원과 윤현민이 주연으로 캐스팅됐으며 오는 11월 5일 ‘백일의 낭군님’ 후속으로 tvN에서 방송된다.
‘계룡선녀전’의 원작자인 돌배 작가를 만나 드라마 방송을 앞둔 소감을 들어봤다.
다음은 돌배 작가와의 일문일답
- 11월 5일부터 ‘계룡선녀전’이 드라마로 방영 예정이다. 원작자로서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 날짜가 다가오니 점점 두근댄다. 출연 배우들도 모두 쟁쟁하시고 연기도 잘 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기대가 아주 크다. 특히 개인적으로 고두심 배우님 팬이다. 너무 연기를 잘 하시는 분이라 더욱 기대가 된다.
- 제주도에서 하프 마라톤을 뛰면서 웹툰의 스토리를 구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구상하게 됐는가.
▲ 처음에는 예쁜 서귀포 마을에 살고 있는 한 할머니를 상상하며 그분의 뒷이야기를 구상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그 할머니가 알고 보니 600년 이상 인간세상에서 살고 있는 선녀였고, 호랑이 딸이 있다는 설정이 일단 떠오르니까 다른 캐릭터, 다른 이야기가 뭉게뭉게 떠올랐다. 그 후로 시간 날 때마다 이야기에 가지를 붙여가며 오랫동안 상상해서 지금의 스토리가 완성됐다.
- ‘계룡선녀전’을 통해 담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었나.
▲처음 인물 설정을 할 때 ‘쿨하다고 생각되는’, ‘친구 하고 싶은’, ‘강하고 멋진’ 선녀를 만들고 싶었다. 다른 인물들 역시 내가 그릴 때 즐거울 수 있는 새로운 설정을 부여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옛것과 새것, 전통과 현대, 종교와 과학, 하늘세계와 인간세계 등 두 가지 상반된 요소들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끌어올리고 싶었다.
- 많은 사람들이 ‘계룡선녀전’을 보면 힐링이 된다고들 한다. 전작 ‘샌프란시스코 화랑관’에 이어 ‘힐링 만화’의 계보를 잇고 있는 것 같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모두 선한 게 인상 깊다.
▲ 등장인물들이 착하다는 생각은 잘 안 해봤는데 그냥 보통 사람들이지 않나? 내가 아는 사람들 정도로 설정을 했다. 힐링 만화를 그린다는 생각도 전혀 안 해봤는데 그래도 힐링되신다니 다행이다.(웃음)
- 작품 속 계룡산 중턱의 선녀 다방이 이색적인 공간인 것 같다. 메뉴 역시 고심하며 지은 흔적이 역력해 보인다.
▲ 선녀 다방의 커피 메뉴는 샌프란시스코의 필즈커피(Philz Coffee)라는 카페 메뉴에서 영감을 받았다. 다양한 커피콩을 고를 수 있는 곳인데, 그 커피콩의 이름들이 멋있고 예뻐서 그곳에 갈 때마다 항상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 ‘계룡선녀전’은 웹툰으로 시작해서 총 5권 분량의 단행본으로도 출간됐다. 단행본에는 웹툰에서 볼 수 없었던 4컷 만화가 특별 수록돼 있는데 소개 좀 해달라.
▲ 4컷 만화에는 본문에 넣기엔 사소하면서도 한번쯤 그려보고 싶었던 짧은 에피소드들을 위주로 그렸다. 짧고 가볍게 한 가지만 그릴 수 있어서 4컷 만화 그리는 걸 참 좋아한다. 선계에 있을 때 세 선인들의 관계를 더 그려보고 싶어서 이 기회에 추가로 그려 봤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