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빠진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을 방문해 자금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파키스탄은 군사원조 문제 등으로 미국 등 서방과 관계가 경색돼 현재 경제적으로 기댈 만한 우군이 중국과 사우디 정도밖에 없는 상황이다.
3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칸 총리는 내달 2일부터 4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칸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무엇보다 차관 지원 협상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부채 급증과 외화부족에 시달리는 파키스탄은 당장 눈앞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려면 120억달러(약 13조7,000억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지난 9월 외환보유액은 84억달러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칸 총리는 앞서 지난 23일 사우디를 방문해 총 60억달러(약 6조8,000억원) 규모의 차관도입을 성사시켰다. 파키스탄은 차관으로 30억달러를 제공받고, 원유 수입 대금 지급 등을 유예해주는 방식으로 30억달러를 추가로 지원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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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총리는 이번 중국 방문에서도 최대한 자금을 끌어올 계획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은 현재 중국과 460억달러 규모의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을 비롯해 620억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이 해외 각국과 야심 차게 진행하는 일대일로 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파키스탄이 상환 능력을 넘어서는 초대형 자금을 중국에서 끌어오다가 경제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파키스탄은 이달 초 일대일로 사업 관련 철도 사업 규모를 82억달러에서 62억달러로 20억달러 줄이는 등 프로젝트 규모를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칸 총리도 이번 중국 방문에서 일대일로 사업 규모 재조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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