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군산을 찾아 지역 기업인들과 비공개 오찬 간담회를 갖고 “군산은 조선소가 문을 닫은 데 이어 설상가상으로 GM마저 문을 닫아 치명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두 업체의 비중이 25~26% 달하고 여기에 협력업체와 관련된 음식점 서비스업까지 어려워져 경제가 무너지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군산이 어려우니 전북 전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에는 구조적인 요인도 있고 오랫동안 진행된 원인도 있지만 나라의 어려운 일은 모두 대통령 책임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제 고향 거제와 통영도 조선이 무너지니 지역경제가 공동화되고 황폐화됐다”며 “기본적으로는 지역에 있는 전통 주력 제조업이 구조조정을 겪으며 고용실적이 나빠지고 연관된 서비스업이 문을 닫게 돼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걸 살리는 길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조선업의 회복세를 주목해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조선업이 올해부터 살아나는 기미가 보인다. 지난해에 비해 80% 이상 수주가 늘었다. 수주금액으로만 보면 중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해운업에서 친환경적인 성과를 강화하면서 이런 추세는 더 지속될 것”이라며 “조선업이 빠르게 살아나면 군산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가 최근 LNG선박 등 친환경 선박을 조선·해운 산업의 탈출구로 제시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군산 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방안을 찾을 것을 약속하면서 “고통을 함께 분담하고 함께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군산 기업인들의 간담회에서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현미 국토해양부 장관 등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인사들과 함께 전북 기업인 41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전라북도가 가장 높은 지지를 보내줬고 지금도 가장 높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며 “고마움이 깊을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인을 만나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군산조선소 재가동 발언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적지 않게 당황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군산조선소는 2016~2017년 지난 2년간 현대중공업이 일감 부족에 시달리면서 작년 7월부터 가동을 중단해 왔다. 올 들어 현대중공업의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당장 군산조선소를 다시 가동 시킬 정도로 일감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도크 총 11개 중 현재 군산조선소뿐만 아니라 울산 4, 5도크와 울산해양도크까지 총 4개 도크가 일감이 없어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에서 군산조선소를 재가동시키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울산해양도크는 해양플랜트 일감이 다 떨어지면서 지난 8월 준공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문을 닫고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노조는 희망퇴직을 중단하고 선박 일감을 돌려서 일자리를 유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 일감이 부족해 울산 지역 인력도 내보내며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는 는 등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선박수주가 조금 늘었다고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해 일자리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여기다 군산조선소가 가동을 멈춘 후 현대중공업의 협력사였던 조선기자재 업체들 중 일부가 이미 문을 닫는 등 군산 지역의 조선업 클러스터도 상당 부분 무너졌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군산조선소는 지금 당장 일감이 늘었다고 재가동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군산조선소뿐만 아니라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군산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수주가 꾸준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윤홍우·고병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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