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0개 대학 대표자들이 모여 사법부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피해 구제를 촉구했다.
홍익대, 한국외대, 서울대, 동덕여대 등 30개 대학 총학생회가 참여 중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거래 의혹을 받는 사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특히 기성회비를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결론을 뒤집었던 국공립대 기성회비 반환 소송에 대해서도 사법 거래 정황 드러났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종화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2년 전 촛불집회는 대학생 시국선언에서 시작됐다”면서 “우리가 요구한 것은 탄핵뿐만이 아니라 사회 곳곳의 적폐를 청산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적폐의 핵심 인물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기는커녕 제대된 수사조차 받고 있지 않다”며 “대한민국 삼권분립을 짓밟은 양승태를 즉각 구속하고 피해자에 대한 회복 조치를 시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재용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KTX 승무원, 전교조 법외노조처분, 기성회비 반환 등 10개가 넘는 재판이 청와대와 대법원의 거래 대상이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우리는 어릴 때부터 삼권분립을 배웠지만 3심에서 대법원장이 재판거래로 사람들의 희망을 빼앗아 KTX 승무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며 “관련자가 모두 처벌될 수 있도록 대학생들도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대넷은 사법부에 대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및 재판거래 관련 법관 구속 수사에 적극 협조 △국민·사법농단 피해자에 사과 △권리구제 조치 시행과, 국회는 △특별재판부 설치해 공정한 재판 보장 △재판거래 관련 법관들에 대한 탄핵절차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대학생들은 영상 1도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장에 모여 “공정한 판단 저버리고 법질서 무너뜨린 사법부를 규탄한다” “국회는 법관 탄핵절차 진행하고 공정재판을 보장하라” 같은 구호를 함께 외쳤다. 기자회견 도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노년의 남성이 “야 이 빨갱이들아”라고 소리를 지르는 헤프닝도 있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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