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의 이강인(17·발렌시아)이 1군 공식 경기 데뷔전을 치르며 팀 내 특급 유망주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졌다.
이강인은 31일(한국시간) 스페인 사라고사 에스타디오 데 라 로마레다에서 열린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 에브로와의 32강 1차전에 선발 출전해 83분간 2선 왼쪽 측면 공격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이강인은 인상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후반 10분에는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이 골대 위를 맞고 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후반 38분 알레한드로 산체스와 교체됐고 발렌시아는 산티 미나가 후반 26분과 후반 35분 연속골을 터뜨려 2대1로 역전승했다.
2001년 2월19일생인 이강인은 한국 축구와 구단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작성했다. 만17세253일의 나이인 그는 한국 선수 최연소 유럽프로축구 데뷔전을 치렀다. 남태희(알두하일)가 지난 2009년 8월 프랑스 리그앙에 데뷔했던 종전 기록 18세36일을 약 5개월 앞당겼다. 1919년 창단된 발렌시아 100년 역사상 아시아 선수 1군 경기 출전은 최초다. 또 발렌시아 역대 외국인 선수 중 최연소 1군 데뷔 기록도 갈아치웠다.
스페인 매체 AS는 “2001년생인 이강인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발렌시아에서 1군 경기 데뷔전을 치렀다”고 전하고 “발렌시아의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은 이강인을 신뢰하는데 이미 이강인은 올 시즌 1군에서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2007년 국내 TV 프로그램인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축구 재능을 인정받은 뒤 2011년 발렌시아 유소년팀에 입단해 큰 화제가 됐다. 꾸준히 성장한 그는 이번 시즌 발렌시아 2군 주전 자리를 굳히며 스페인 3부 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올해 7월에는 스위스 로잔 스포르와의 프리시즌 경기를 통해 1군 무대에 처음 출전했고 8월12일 독일 레버쿠젠과의 프리시즌 경기에서는 1군 첫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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