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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적발 청주 사립유치원 폐원 신청…학부모 분개

설립자 다른 지역서도 유치원 운영중…작년 감사에서도 비리 적발된 적 있어

청주의 A 사립 유치원이 설립자의 건강 악화를 이유로 폐원을 신청했다./연합뉴스




설립자의 건강 악화를 이유로 폐원을 신청한 청주의 A 사립유치원이 31일 긴급 학부모 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강당에서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유치원 측은 경비를 통해 언론의 건물 내부 출입을 막았다. 학부모 김모씨는 “원장이 감사 결과에 대해 억울하다고 했다. 6세 아들이 있는데 폐원하면 당장 어느 유치원을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며 “원장이 일방적으로 폐원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학부모는 폐원하지 말라고 소리 지르며 따졌다”며 “유치원이 너무 무책임하다. 아이들을 볼모로 정부와 싸우는 꼴”이라며 유치원의 행태를 비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정부와 언론을 원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교육당국은 이 유치원이 내년 2월 말로 폐원을 신청한 상태여서 이날 설명회의 분위기를 포함해 학부모들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청주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통상 폐원 신청이 들어오면 지원금 정산 등 현장 점검에 나서지만, 내년 2월 말로 학교(유치원) 폐쇄 인가를 신청한 것이어서 시간적 여유가 있어 본격적인 검토는 늦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각종 서류와 절차, 원아 조치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폐원 신청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공개된 충북교육청의 종합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유치원의 설립자는 모 광역시에도 다른 이름의 유치원을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 26일 진단서를 첨부해 폐원을 신청했지만, 광역시에 있는 유치원까지 폐원하려고 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6학급 300여명 규모로 충북에서 가장 큰 사립유치원 중 하나인 A 유치원의 폐원 신청 소식이 알려짐에 따라, 이 유치원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가 주목을 모으고 있다. A 유치원은 지난 2017년 초의 감사에서 학사, 운영위원회, 시설공사, 국외연수, 인사관리, 회계관리 등 6개 분야에 대해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설립자는 이 유치원의 ‘소방시설 관리자’ 직책으로 11개월간 2,970만원을 받았는데 같은 기간 모 광역시의 유치원에서도 하루 6시간 상시 근무하는 행정부장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해 월 900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A 유치원에선 설립자가 소방시설 관리자로서 일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근로계약서가 없었다. 또한 설립자가 유치원 직원이 아닌데도 교직원 해외 연수경비 263만원과 유치원 교지 중 확보하지 못했던 국유지 매입비 중 보증금을 제외한 2,827만원을 유치원회계에서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감사 당시 설립자에게 지급한 인건비 2,970만원, 설립자 국외연수비 263만원, 토지매입비 2,827만원 등 총 6,544만원을 유치원회계로 편입하라고 조치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감사 직후 회수를 완료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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