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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방장관, 연합방위지침 서명…전작권 환수 빨라질 듯

전작권 환수 후 연합사·유엔사 유지…한국군 대장이 연합사 지휘

“미군은 타군에 지휘권을 내주지 않는다”는 ‘퍼싱 원칙’ 예외될듯

“향후 50년 한미동맹 미래 고려한 문서…국민 안보우려 해소 기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소재 펜타곤(국방부)에서 열린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직후 서명한 연합방위지침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전환) 이후 연합방위태세의 밑그림을 그린 문서다.

8개 항의 연합방위지침은 전작권 환수 이후에도 주한미군은 철수하지 않고, 지금의 한미연합군사령부 형태의 지휘구조를 유지하며, 연합사의 사령관을 한국군 대장, 부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맡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의 연합방위지침은 전작권 환수 이후 한미동맹이 이완될 수 있다는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전작권 환수 이후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못 박음에 따라 전작권 환수가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사 형태의 지휘구조를 유지한다고 명시한 조항도 전작권 환수 이후 연합사 해체 우려를 사그라들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작권 환수 이후 연합사의 사령관을 한국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맡는다고 규정한 대목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애초 전작권 환수 이후 연합사의 부사령관을 미군 중장이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부사령관은 지금의 주한미군사령관과 같은 계급인 대장으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대장과 중장은 유사시 동원할 수 있는 전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전작권 전환 후 주한미군사령관 겸 연합사 부사령관이 중장이면 주일미군사령관과 같은 계급이어서 7함대와 해병대 3병단 등 주일미군 전력 동원에 제약이 가해질 수 있으나, 대장이면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 동원이 보다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연합사의 지휘관을 한국군 대장이 맡게 된 것은 “미군은 타국 군인에게 지휘권을 내주지 않는다”는 ‘퍼싱 원칙’의 유일한 예외로 꼽힌다. 국방부 당국자는 “양국 국방장관이 서명한 연합방위지침은 이번 제50차 SCM을 감안해 향후 50년 이상 한미동맹의 미래를 생각하고 작성한 문서”라며 “연합방위지침은 전작권 전환 이후 한미 연합방위체제의 방향을 제시하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대외에 공표함으로써 국민의 안보 우려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작권 환수 이후에도 유엔사를 유지한다는 내용은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개정될 가능성도 있다. 정전상태인 6·25 전쟁을 끝낸다는 일종의 정치적 발표인 종전선언으로는 유엔사가 해체되지 않지만,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되면 유엔사가 존속할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전작권 환수 시기를 예단할 수 없지만, 이번 SCM에서 한미가 전작권 환수에 속도를 내기로 함에 따라 2020년대 초에는 환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전작권 환수 때까지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유엔사는 유지되나, 그 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유엔사는 해체될 수 있어 보인다.

전작권 환수 이후에도 유엔사가 유지되면 연합사령관인 한국군 4성 장군이 아니라 미 태평양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에 한미 국방장관이 서명한 연합방위지침은 SCM에서 한미 합참의장 간 협의 기구인 한미 군사위원회(MCM)로 하달되는 첫 전략지침이기도 하다. 연합방위체제는 양국 통수권자의 결정을 SCM→ MCM→연합사 등을 통해 구현하는 형태로 구축돼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연합방위지침은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관한 전략지침으로 합참은 이 지침에 따라 연합사에 전략지시를 하달하고 연합사는 이를 근거로 작전계획을 수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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