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0월31일(현지시간) “사우디가 예멘에서의 공습을 멈추고 30일 안에 평화협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마틴 그리피스 유엔 예멘 특사가 스웨덴에서 양측을 모아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양측은 공습 등 적대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중동 전문가들은 미국의 휴전 제안을 예멘 종전 및 사우디와의 관계 유지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 의회와 국제사회가 사우디 왕실을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로 의심하며 사우디 제재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사우디에 대한 공세를 저지하려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다른 ‘숙제’를 풀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우디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을 초래한 카슈끄지 사건 이후 예멘 내전에서의 사우디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전직 외교관인 데니스 로스는 “외교작업의 핵심사안 중 하나는 지렛대”라며 “미국은 이전에 가지지 못했던 사우디에 대한 지렛대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영국도 미국의 휴전 제안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우리는 예멘 휴전을 촉구한 미국을 지지한다”며 “전반적인 휴전은 갈등 당사자 간의 정치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멘 내전은 지난 2015년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후티반군이 수도를 점령한 상황에서 수니파 사우디가 다국적군을 이끌고 예멘 중앙정부를 도와 직접 참전하면서 3년 반 넘게 이어져왔다. 미국과 영국의 압박에도 사우디 측은 휴전 조처를 취할 기미를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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