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상반기 기준 고용노동부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 올해 1분기 동안 사업체에서 적극적인 구인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미충원 인원은 약 9만 명으로 집계됐다.
청년 실업률이 10%를 웃도는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인력난을 호소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ICT·SW업계 사정 역시 다르지 않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산업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실무형 인재를 원하지만, 학생들은 정량적 스펙 쌓기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실무역량을 향상시킬 기회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소프트웨어 일자리 창출 전략’에 ‘학교는 이론 위주로 가르치고 실습은 혼자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답한 소프트웨어 전공자 인터뷰가 실리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ICT.SW 분야의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ICT멘토링 사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현대그룹 계열사에 취업한 이상현씨(25세)는 “한이음 ICT 멘토링에서 평소 입사를 지망하던 기업에 종사 중인 멘토를 만났다”며 “멘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실무 지식과 생생한 업계 소식을 얻어 자기소개서와 면접 과정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취업에 성공한 동의대 졸업생 김진현씨(25세)는 “비록 지방대학을 졸업했지만 한이음 ICT멘토링을 통해 실무 역량을 향상 시켰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면접에 합격했다”고 말한다. 이 씨는 “지방대 졸업생은 서울, 경기권 졸업생들에 비해 서울 소재 기업에 취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멘토링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한다면 취업 시 지방대생들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참여한 ‘한이음 ICT멘토링’은 ICT 전문가 멘토와 대학생 멘티가 팀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참여 학생들은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가와 팀을 이뤄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 및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 지식 습득을 기반으로 취업을 준비한다.
실제로 ‘2017년도 ICT멘토링 운영사업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ICT멘토링 사업에 참여한 멘티들이 프로그램 참여 경험의 구체적인 도움 사항으로 ‘멘토링 실무 경험을 취업에 활용(73.9%)’, ‘멘토로부터 취업 노하우 습득(22.7%)’, ‘멘토 추천서 활용(1.4%)’ 등을 꼽았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기업 입장에서도 멘토링 프로그램은 직무 역량이 증명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앞서 언급한 조사에서 2017년 ICT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멘토가 ‘ICT멘토링에 만족한 이유’로 ‘멘티 실무역량 향상(67%)’, ‘인적 네트워크 형성(11.8%) 등을 꼽았다. 또한, 현장실습을 진행한 경우 ‘인턴·채용연계 등의 인재 확보(10.5%)’를 만족 이유로 지목하기도 했다.
실제 기업에서도 신입사원 채용 시 한이음 ICT멘토링에 참여한 학생을 선호하고 있다. 현재 한이음 ICT멘토링 멘토로 참여 중인 중소기업 대표 박철훈(43세)씨는 “중소기업체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채용 즉시 실무에 투입이 가능할 정도의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채용 시 학생의 기초 역량을 인정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관계자는 “ICT멘토링은 학생들의 실무 역량을 향상시켜줄 뿐만 아니라, 향상된 역량을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증명하고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참여 기업 역시 ICT멘토링을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여 ICT업계 구인·구직 미스매치를 해결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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