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아파트값 내림세가 용산·동작구와 분당신도시 등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주택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함께 떨어지고 있다. 당분간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중개업소가 많은 것이다. 매수우위지수도 크게 내려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종전보다 늘었다.
2일 국민은행의 부동산 플랫폼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주택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97.2를 기록했다. 9월의 133.0에 비해 35.8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올해 5월 95.9 이후 가장 낮았다.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의 향후 3개월 이내 집값 전망을 수치화한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상승, 100 미만이면 하락 의견이 많다.
올해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4월 95.1로 떨어지며 100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 7월 집값이 강세로 돌아서면서 105.3을 기록한 뒤, 3개월 연속 100을 웃돌았다. 그러나 9·13대책 이후 거래가 줄고,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도 나오면서 전망지수도 100 이하로 내려갔다.
강북 14개 구의 전망지수는 9월 조사에서 129.7을 기록했지만 10월 조사에서는 93.8로 급락했다. 9월에 136.4를 돌파했던 강남 11개 구의 전망지수는 지난달 100.7로 내려앉았다.
서울의 전망지수가 급락하면서 전국의 주택 가격 전망지수도 9월 106.6보다 14.3 낮은 92.3으로 집계됐다. 부산의 경우 9월 82.6에서 지난 달 77.5로 하락했다. 3개월 내 집 값이 하락할 것으로 보는 중개업소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울산은 70.1로 광역시 중 가장 낮았다. 강원(71.2), 충북(71.8), 경북(72.9), 경남(75.9) 등지도 70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방 내에서도 최근 집값이 강세를 보이는 대전(105.3)과 광주(109.3), 대구(102.1) 등지는 전망지수가 100을 넘었다. 당분간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는 뜻이다.
서울 등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9·13대책 발표 이후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늘어 떨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서울지역의 주택 매수우위지수는 85를 기록했다. 전월(164.5)의 절반 수준이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내에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매수자가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9월 대책 발표 이후 10월 들어서는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더 늘어난 것이다.
전국의 주택 매수우위지수도 9월 74.3에서 10월에는 49.5를 기록하며 50 밑으로 내려갔다.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줄었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등의 전망지수 하락은 세금과 대출 규제 등 전방위 압박에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당분간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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