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경제의 대표 주자는 동영상 업체 넷플릭스다. 월정액을 내면 모든 콘텐츠를 제한 없이 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세계 각지에서 수억명의 유료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넷플릭스의 세계적인 성공은 플랫폼 변화에 휘청이는 국내 언론사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우병현 조선일보 디지털전략실장은 2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 KAL호텔에서 열릴 ‘뉴스콘텐츠 유료화 실험사례’ 세미나에 앞서 내놓은 발제문에서 ”뉴스 업계 이외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구독 모델이 강력한 수익 창출 전략으로 부상하는 현상은 한국 언론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디지털 경제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월정액을 내고 유무형의 상품을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며 ”언론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콘텐츠 함정’(Content Trap)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함정이란 콘텐츠에서 답을 찾으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그는 이어 바라트 아난드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의 말을 빌려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는 함정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사용자, 제품, 기능 간 ‘연결 관계’를 키워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역시 2006년 콘텐츠에 가격을 책정하는 실수를 저지르며 콘텐츠 함정에 빠졌으나, 2013년 페이월을 도입할 때는 다른 선택을 해 성공한 사례를 들었다.
이 연결 관계는 이미 개발된 글로벌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방대한 독자 데이터를 활용해 확장하고 지속할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우 실장 외에도 임석규 한겨레신문 디지털미디어국장, 김안나 퍼블리 부대표,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가 참석해 주제발표를 한다.
이 대표는 발제문에서 ”독자 기반 비즈니스로의 전환은 국내 언론사 생존의 과제“라며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분석에 인력과 자본을 투자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국장은 자사의 뉴스 유료화 사례를 설명하며 ”익명 후원을 실명 후원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무슨 수로 독자들을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다만 ‘가디언’도 오늘의 성과를 일궈내기까지 6년이 걸린 만큼 우리도 위축되지 말고 장기적 비전을 세워 추진하면 된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 부대표는 ”독자보다 기민하게 ‘세계가 변화하는 큰 흐름과 작은 디테일에 눈과 귀를 열어두는 것’만이 저희가 독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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