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조직검사(생검)의 진단 정확도를 2배 이상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등장했다.
조직검사용 바늘을 직장이 아닌 회음부에서 찌르고 바늘이 들어가는 위치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초음파 영상에 암 의심부위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MRI)을 덧입힌 퓨전 영상을 보면서 조직검사를 하는 방법이다.
2일 강석호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에 따르면 전립선암 치료에 앞서 암에 걸렸는지 확인할 때 대개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직장을 통해 조직채취용 바늘(탐침)을 전립선의 10~12개 지점에 수직 방향으로 찔러 얻은 조직을 검사(경직장 전립선 조직검사)한다. 하지만 정확도가 25~35%로 매우 낮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전립선이 커져 있거나 좌우가 비대칭인 경우, 암이 전립선의 앞쪽에 있는 경우 놓치기 쉽다
반면 새 검사법은 누워서 무릎을 몸쪽으로 당기고 다리를 벌린 상태에서 회음부를 통해 수평 방향으로 전립선의 약 20개 지점에 바늘을 찔러 조직을 얻는다. 이때 MRI 영상을 덧입힌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바늘을 찌르고 암 의심부위를 집중적으로 검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MRI·초음파 영상 퓨전 기기를 이용한 경회음부 조직검사’다.
강 교수팀의 연구 결과 새 검사법의 진단율은 평균 71.4%로 기존 검사법의 2배 이상이었다. 특히 MRI 영상을 활용한 전립선검사(PI-RADS) 점수가 5점 만점에 4점 이상이면 암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환자군에서는 진단율이 86.8%나 됐다.
강 교수는 “새 검사법은 약한 전신마취 등이 필요해 수술실과 모니터링 장비가 있는 병원에서만 할 수 있다”며 “전립선암 냉동수술 노하우도 까다로운 경회음부 조직검사가 가능한 밑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전립선암은 종양의 크기·부위와 공격성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적극적 감시를 할지, 국소치료를 할지, 전립선을 모두 절제(근치적 전립선절제술)할지 등 환자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이 최적의 치료법을 정하는 첫걸음이다.
강 교수는 “새 조직검사법은 기존 검사법보다 정확도가 훨씬 높아 최적의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기존 검사법으로 진단하지 못해 암을 키울 수 있는 가능성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제31회 대한비뇨기종양학회 학술대회에서 공모논문대상을 받았으며 대한비뇨기종양학회지에 실릴 예정이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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