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중학생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하는 것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금니아빠’ 이영학씨의 딸이 징역 장기 6년에 단기 4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성인범과 달리 소년범은 장·단기를 구분하는 부정기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일 미성년자 유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영학의 딸 이모양의 상고심에서 징역 장기 6년, 단기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양형이 부당하다”는 이양 측 주장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상고할 수 있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상고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는 결론이었다.
이에 따라 이양은 4년 동안 수감생활을 한 뒤 수형 태도가 양호할 경우 조기 출소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6년 형을 모두 채워야 한다.
이양은 지난해 9월 아버지인 이씨가 친구 A양을 집으로 불러 수면제를 먹이고 추행한 것을 도운 혐의를 받았다. 또 이씨가 다음날 A양을 살해한 뒤 강원 영월군의 한 야산에 시신을 유기할 때 이를 함께 한 혐의도 있었다.
1심은 “이양이 별다른 강요 없이 이씨의 말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피해자의 피해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심한 채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 6년, 단기 4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2심도 “성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을 텐데도 피해자를 집으로 유인하는 등 죄질이 너무 좋지 않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한편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던 이씨는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교화 가능성을 부정하며 사형에 처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씨와 검찰은 현재 대법원에 모두 상고한 상태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