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점이나 카페 멤버십 카드를 신용카드로 위조해 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을 인출한 루마니아 범죄 조직원 2인이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9~10월께 한국에 입국한 루마니아인 A씨(38)와 B씨(31)를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유럽 등지에서 불법 입수한 해외 신용정보를 입력해 복제 신용카드를 만들어 강남, 명동 등 번화가 ATM에서 약 4,000만원 인출을 시도하고 이중 670만원 인출에 성공했다. 이들이 서울 일대 호텔에 묵으며 위조한 미국·유럽 발행 해외신용카드만 371매에 달한다.
피의자들은 일부 국내 ATM에서 IC칩이 아닌 카드의 마그네틱 띠만으로 현금을 인출하는 일명 ‘폴백’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노렸다. IC칩과 달리 마그네틱 카드는 손쉽게 복제가 가능하다는 허점이 있다. 황석진 경찰수사연구원 외래교수는 “악의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카드 복제 장비를 20~50만원이면 구할 수 있다”며 “보통 사원증이나 멤버십카드 발급을 위해 많이 쓰는 장비”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11일 인터폴로부터 루마니아 카드복제 범죄조직원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다는 정보를 전달받고, 서울청 국제범죄수사대에 공조를 하달했다. 수사팀은 피의자들을 3일간 집중 미행해 부정거래를 확인하고, 출국을 앞두고 있던 피의자들을 은신처에서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예약했던 숙소에 묵지 않거나, 소액으로 인출을 시도하며 빠르게 이동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루마니아 인터폴과 사건을 공유하고, 신용카드 비밀번호 등 정보 입수 경위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며 “피의자들은 재판이 끝나고 처벌을 받은 후 강제추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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